이들은 이날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2·12 군사반란과 5·18 학살을 통해 민주공화국을 유린한 전두환이 회고록을 통해 자신이 '5·18의 치유와 위무를 위한 씻김굿의 제물이 됐다'며 20년 전 판결을 통해 입증된 죄를 치졸하고도 교묘한 변명으로 부정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회고록을 통해 위험을 무릅쓰고 양심에 따라 진실을 증언한 수 많은 이들을 욕보이고 심지어 고인의 명예까지 훼손하는 등 참담한 패악을 저지르고 있다"면서 "'헬기 기총소사'를 부정하고, 성직자로서 양심의 요청에 따라 헬기에서의 사격이 있었음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와 고 피터슨 목사 등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까지 욕보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월 단체들은 "그는 스스로 기특한 착상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며 "수많은 목격자들이 헬기에서의 사격을 증언하고 있고, 최근 전일빌딩에 남아있던 탄흔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도 헬기에서의 사격은 물론 기관총 사격에 의한 것이라고밖에 달리 해석할 수 없음을 인정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역사는 결국 제 길을 찾아 흐르는 법이고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이다"며 "전두환이 더 이상의 기만과 망언을 그만두고 인생의 남은 시간을 진지한 반성에 쏟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전두환의 역사농단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며 "5·18학살주범 전두환은 회고록을 즉각 폐기하고, 광주시민과 역사 앞에 즉각 사죄하라"고 강조했다.
5월 단체들은 기자회견 이후 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와 함께 사자 명예 훼손 혐의로 전씨에 대한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고소장에는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전일빌딩 감식 결과와 과거 재판에 사용됐던 자료 등이 첨부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전씨는 최근 출간한 '전두환 회고록'에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해 '가면을 쓴 사탄(이거나) 또는 성직자가 아니다', '조비오 신부는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허위 주장을 번복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