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대표적 위안부 피해 할머니 사망…"이제 생존자 단 2명"

대만에서 대표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증언활동을 해온 천롄화(陳蓮花) 할머니가 숨지면서 대만에 생존한 위안부 피해자가 단 2명으로 줄었다.

22일 대만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에 따르면 대만의 위안부 피해자 후원 단체인 부녀구원기금회(부원회)는 천 할머니가 이틀 전인 20일 오후 8시께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향년 93세.


천 할머니는 장 파열에 따른 감염증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대만내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2명만 남게 됐다. 대만에서는 2차대전 당시 2천여 명의 여성이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고 피해 사실을 밝힌 여성은 58명이었다.

1924년 대만 신베이(新北)에서 태어난 천 할머니는 어릴 적 빈한한 가계를 돕기 위해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19세 때 간호사를 뽑는다는 일본의 꼬임에 빠져 필리핀 세부로 끌려갔다.

필리핀에 도착해서야 간호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안 그는 2년 가까이 강제로 일본군의 성 노리개로 전락해 온갖 고초를 겪었다. 당시 대만 여성 20여명이 함께 끌려갔는데 살아 돌아온 이는 천 할머니를 포함해 2명뿐이었다.

이후 공포에 시달리던 고인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하다가 2010년 위안부 관련 다큐멘터리인 '갈대의 노래' 제작을 계기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활발히 피해 증언을 했다.

지난해 12월 10일 세계인권의 날에 타이베이시에 문을 연 위안부 기념관 '할머니의 집-평화·여성인권관' 개관 행사에서 한국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9) 할머니와 함께 참석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페이스북에 천 할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지난해 8월 12일 천 할머니를 만났다"며 "평생 고생이 많으셨고, 괴롭고 힘들었던 영혼이 편히 쉴 수 있길 바란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부원회는 대만의 위안부 피해자가 모두 숨지기 전에 일본 정부가 위안부 강제 동원 문제에 대한 정식 사과와 함께 이들 피해자에게 배상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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