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무줄 선체무게…진흙 아닌 화물 때문?
해양수산부 세월호 현장수습본부가 세월호의 무게가 1만3462톤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한 건 지난 4일. 이후 배의 무게는 인양 과정에서 고무줄처럼 계속 늘어나다가 결국 9일 1만7000톤 수준으로 계산됐다. 닷새 만에 추정치가 3500여 톤 이상 차이가 난 이유로는 그동안 배 안에 쌓인 진흙(펄)의 무게가 예상보다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18일 선조위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진흙뿐 아니라 선내 화물량이 기존 조사를 통해 알려진 것보다 더 심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세월호에 출항 전 신고되지 않았던 화물이 적재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공길영 선조위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펄이 아무리 많아도 3000톤까지는 안 될 것 같고 나머지는 화물일 것"이라며 "조사해봐야 알겠지만 화물 무게가 생각보다 많을 수 있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김창준 선조위원장 역시 기자브리핑에서 "그 점(화물 과적)에 대해서 의심을 하고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다"며 "철근 등 신고되지 않은 화물이 관건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앞서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조사에 따르면 세월호에는 무려 2215톤의 화물이 실려 있었다. 여기에는 제주해군기지로 향하던 철근 410톤도 포함됐다. 출항 전 승인받은 것보다 이미 1200톤을 초과한 양이다.
여기에 추가로 신고되지 않은 화물이 있었다는 점까지 확인된다면 복원성이나 무게중심에 대한 계산이 바뀐다. 이 경우 과적이 침몰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 그 반영치도 달라지게 된다. 화물과적에 따른 복원성 상실은 세월호가 사고 당시 급격히 뒤집힌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이에 따라 선내 화물칸과 해저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 등 전체 화물에 대한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조위 김형욱 전 조사관은 "화물은 앞으로 반드시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면서 "선내 폐쇄회로(CC)TV에 진입과정이 찍힌 화물들을 다시 비교하면 무게중심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오차가 10% 이상 나오지는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선조위는 화물칸이 진상규명을 위한 핵심구역 가운데 하나라고 보고 현장을 절대 보존할 것을 해양수산부 측에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