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안 후보 딸의 재산형성 과정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이번에는 안 후보 부인인 김미경씨의 서울대 교수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12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김씨가 채용된 2011년 서울대 의대의 전임교수 특별채용계획은 그해 4월 19일에 수립돼 21일 확정됐다.
그런데 김씨가 서울대에 제출한 채용지원서는 3월 30일 작성됐다. 특별채용계획이 세워지기 20여일 전에 지원서가 작성된 것이다.
연구실적 미흡에도 김씨가 정년보장교원으로 임용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날 공개된 2011년 6월 2일 서울대 5차 정년보장 교원 임용심사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김씨에 대해 "연구 실적이 미흡해 전문성을 판단하기 어렵고, 해당 후보자를 정년보장교수로 추천할 경우 심사기준에 대한 내부적인 비판과 대외적인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포함돼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씨가 정년보장교수로 임용된 것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명백한 1+1 특혜채용"이라는 주장이다. "정유라처럼 부모의 권력을 이용해 그 자녀가 특혜를 받아서는 안 되듯이 남편의 명망에 힘입어 그 배우자가 교수로 채용되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안 후보가 안랩(옛 안철수연구소)의 지분을 편법으로 강화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민주당 문재인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본부 2실장인 박범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안 후보가 안랩을 경영할 당시 자신에게만 부여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행사해 천문학적인 이득을 독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안 후보가 보유한 안랩 주식의 상당 부분은 1999년 10월 12일에 발행된 BW를 1년 뒤 행사해서 얻은 것인데 안 후보가 안랩 대표 시절 BW를 행사한 가격이 약 10개월 전 주식가격보다 1/3 정도 싼 1710원이었다는 점, 그리고 20년 만기 채권을 단 1년 만에 행사한 것은 자금조달 목적이 아니었다는 점 등을 들어 결국 신생 IT기업이 상장 전 경영자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고 주장했다.
'재벌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도 "삼성 SDS BW 역시 헐값발행 뿐 아니라 발행 과정과 절차가 불공정했다는 이유로 유죄판결을 받았다"며 "안 후보 측은 '주주총회에서 결정된 만큼 문제가 없다'는 대응인데, 기업가가 아닌 대선 후보가 국민들에게 답할 수 있는 태도는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재두 국민의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김미경 교수는 성균관대 의과대학 부교수로만 8년을 근무했으며 워싱턴주립대 법학박사를 마치고, 미국 변호사 시험 중 가장 취득하기 어렵다 알려진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 변호사자격증까지 취득했다"며 "융합과학이라는 신분야의 교수로 근무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이 사안은 이미 2012년도에 강용석 전 의원이 제기했다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혀졌던 사안"이라며 "안랩의 BW 발행은 다른 경우와 달리 이사회가 아닌 주주총회에서 의결했고, 또한 당시 외부전문기관의 주식 평가액인 주당 3만1976원보다 높은 가격인 5만원에 발행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교수가 채용계획이 수립되기도 전 지원서를 제출한 경위와 연구실적 미흡 지적에도 불구하고 정년보장교수로 임용된 점, 안 후보가 20년 만기 BW를 1년만에 행사한 점 등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 대변인의 해명에 대해 김상조 교수는 "당시 주주가 6명이라는 사실만 알려지고 정확한 주주 명단도 밝혀지지 않았다"며 "과연 주주가 누구였는지 실제로 주주총회를 열었는지, 개최했다면 주주총회 의사록을 다 공개해야 한다"고 반박한 상황이다.
제기된 의혹에 대해 안 후보가 납득가능한 해명할 경우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에 대해서는 네거티브를 했다는 역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에 대해 쏟아지고 있는 의혹 중 상당수는 2012년 대선 당시 제기된 의혹이라는 점에서 안 후보 측이 '방어논리'를 갖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안 후보의 해명이 부실할 경우에는, 제기된 의혹들이 치명적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해 안 후보의 입지를 크게 좁힐 수밖에 없다.
안 후보가 자신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시점을 전후로 후보직에서 사퇴했다는 점에서 제대로 된 방어논리를 구축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추즉도 나온다. 이럴 경우 '문재인 대 안철수'의 양강구도가 흔들리면서 대선판이 다시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