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따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대통령 진료체계가 완전히 붕괴한 것으로 보고 자문의였던 김상만 녹십자아이메드 원장을 추궁했지만, 구체적 경위는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재직시절 이른바 '부신 기능저하증'으로 만성피로에 시달리면서 김상만 전 자문의는 물론 주사 아줌마, 기치료 아줌마 등 이른바 비선 또는 무면허 의료인들로부터 각종 주사 처방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이 사적으로 아는 간호인까지 출입시켜 여러 비타민 주사제를 처방하기도 했다.
특검은 "안봉근이 아는 간호사까지 동원돼 심지어는 김상만 자문의도 모른 채 이중으로 주사약을 과다 처방하고 여러 비타민제를 처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당시 대통령에게 주사 처방을 하면서 자문의나 의료 책임자는 물론 청와대 관계자도 동석시키지 않은 채 혼자 주사를 놓게 할 정도로 진료체계가 붕괴됐다"고 덧붙였다.
또 동원된 주사 아줌마 2명은 모두 무면허 전과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비선 의료 진료에서 의문점이 풀리지 않은 핵심 의혹 가운데 하나는 박 전 대통령의 부신 기능저하증이다.
부신 기능저하증은 양쪽 콩팥 위에 위치하는 부신에서 결핵, 자가면역, 유전성, 종양 전이 등의 이유로 호르몬이 결핍되어 나타나는 질병이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박 전 대통령은 부신 기능저하증 때문에 만성피로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특히 만성 피로를 이유로 특별한 사정이 아니면 매주 수요일은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관저에서 휴식을 취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날도 수요일이며 이때 박 전 대통령은 집무실에 나오지 않고 관저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세월호 7시간 의혹이 제기됐지만, 아직까지 명쾌하게 해명되지 않고 있다. 2014년 당시 4월 2일과 4월 9일, 4월 16일, 4월 23일, 5월 7일 등 매주 수요일마다 공식 일정은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의 부신 기능저하증에서 미스터리는 대통령 공식 건강진단 기록에서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유독 차움병원에서 조사했던 비공식 건강진단기록에서는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는 점이다.
특검은 비선 의료를 맡은 김영재,박채윤 부부에 대한 재판에서 "부신 기능저하증을 체크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가 코르티솔(cortisol)농도인데 차움병원이 가진 박 전 대통령의 건강기록에는 '코르티솔 농도'가 정상수준의 1/10정도에 그칠 만큼 심각한 때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 공식 건강진단 기록에는 조사 시점이 채 2달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코티솔 농도'가 정상범위에 들어와 있다"고 특검은 덧붙였다.
특검은 "박 전 대통령의 부신 기능저하증이 심각한 상태인데도 김상만 전 자문의가 왜 혼자서 대통령의 주사제 처방을 따로 관리하고 대통령 주치의 등 청와대 공식 의료진과도 상의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또 공식 건강진단 기록과 비공식 기록 사이의 차이와 관련해 조작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박 전 대통령의 '부신 기능저하증' 발병 원인을 놓고도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
특검은 "부신 기능 저하 때문에 스테로이드 호르몬이 부족해지고 이에따라 김상만 자문의 등이 감초주사 성분의 스테로이드를 장기투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의 피로 증후군이 애당초 호르몬 부족으로 발생한 건지, 아니면 감초주사 같은 스테로이드를 장기 투여함에 따라 기능 저하로 발병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