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車 중국 판매 급감…'사드보복' 제조업 확산 현실화

현대기아차 3월 중국내 판매량 52.2% 감소…타 제조업 확산 우려

현대기아차 사옥 (사진=자료사진)
중국의 사드보복이 관광과 유통업에 이어 제조업까지 확산하고 있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중국에서 총 7만2032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판매량이 52.2%나 감소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내 판매 실적이 10만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2월 9만5235대 이후 처음이다.

중국 시장에서 판매호조를 보이던 현대기아차의 실적이 급감한 것을 두고 업계 일각에선 중국의 사드보복이 관광과 유통을 넘어 제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지 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 일부 소비자들은 한국차 구매를 꺼리고 있고, 중국의 한 자동차 업체는 한국차를 주문했다가 취소하면 '애국선물'을 주는 등 '배타적 애국주의'를 선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내 일부 유럽차 딜러들의 경우 한국차를 처분하고 자사 차를 구입하면 할인을 해주는 특별판촉도 하고 있다.

현대차의 허베이성 창저우 공장 가동 중단과 베이징 공장 야간조업 중단 조치도 중국내 반한정서에 따른 판매 급감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중국의 '배터리 보복'으로 인해 당초 이달 출시 예정이었던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의 출시를 1년 정도 연기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는 국내외를 합쳐 가장 판매 비중이 높은 중국의 보복이 본격화할 경우 올해 목표 달성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기업의 힘만으로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보이지만 경쟁력 있는 제품 출시와 사회공헌활동 강화 등으로 극복 방안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는 그동안 관광과 유통업에 국한됐던 중국의 사드보복이 중국에 진출해 있는 국내 제조업으로 확산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전기차용 배터리 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탈락했다.

이에 따라 올 1월부터 SK이노베이션 베이징 합장 공장이 가동을 중단했고. LG화학과 삼성 SDI도 가동률을 대폭 줄였다.

국내 가전업체들은 중국 전자유통업체들이 제품을 고의적으로 가져가지 않으면서 매출이 크게 감소하는 등 타격을 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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