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모터쇼] 130년만에 시장 뒤흔드는 친환경·전기차

31일 개막한 2017 서울모터쇼는 1886년 세계 최초 화석연료를 소비하는 내연기관 자동차가 등장한 이래 130년 만에 전통적인 자동차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여전히 가솔린과 디젤엔진을 얹힌 명차들이 즐비했지만 출품된 300여대의 차량 중 절반 이상은 전기와 하이브리드, 수소전지 기반의 친환경 차량이 차지했다.

◇ 친환경차 대거 출품…EV·HEV·PHEV·FCEV 쏟아진다

출품된 신차 42종 중 14종이, 콘셉트카 11종 중 5종이 친환경차였다. 현대기아차는 아이오닉과 쏘울 니로 그렌저 등을 앞세워 13종의 전기차(EV),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수소전지차I(FCEV) 등 다양한 모델을 선보였다.

일본 닛산, 혼다, 도요타는 강점인 하이브리드를 중점으로 HEV 14종 EV 1종 PHEV 1종 FCEV 2종 등 가장 많은 18종을 출품했다. 독일 벤츠와 BMW도 PHEV 5종 EV 1종을 내놨고, 명차로 구분되는 재규어(EV 1종), 링컨(HEV 1종), 포르쉐(HEV 1종)도 동참했다.

가장 긴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한국GM의 쉐보레 볼트 EV와 르노삼성의 2인승 컴팩트 전기차 트위지도 눈길을 끌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국내 시장 규모는 2015년 3만1743대에서 2016년 6만8761대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량은 50만7000대를 기록해 전년대비 53.6% 증가했다. 미국은 지난해 5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전년대비 1.3% 증가했다. 중국이나 한국의 빠른 성장에 비해 다소 주춤한 듯 보이지만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약 2만8000대로 전월대비 25.6% 증가하는 등 관심이 늘고 있다.

해외 시장에 비하면 한국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반대로 인프라만 갖춰지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기도 하다.

◇ 서울모터쇼에 등장한 친환경차…전기차보다 PHEV 주목

이번 서울모터쇼에 등장한 주력 친환경차는 한국·일본 제조사의 하이브리드가 중심에 선 가운데 독일 제조사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강세를 보였다.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 초점이 맞춰진 서울모터쇼의 특징을 감안하면 미국과 유럽시장을 공략하는 현대기아차와 한국GM, 르노삼성, 재규어 BMW만이 전기차를 내놓았다.

현대기아차는 아이오닉 EV와 쏘울 EV, 한국GM 볼트 EV, 르노삼성 트위지, SM3 ZE, 재규어 I-TYPE, BMW i3 94h, 닛산 리프를 출품했다.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아지고 있지만 충전 인프라 부족과 비싼 가격때문에 확산이 더디다. 반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의 중간 단계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방식의 PHEV는 대세라고 할 만큼 눈길을 끌었다. 완속 충전으로도 가솔린엔진과 함께 충분한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고 순수 전기차 대비 가격은 저렴해 제조사들의 파워트레인 경쟁력이 월등하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플러그인은 최고출력 105마력, 최대토크 15.0kg·m를 발휘하는 카파 1.6GDi 엔진과 최고출력 60.5마력(44.5kW), 최대토크 17.3kg·m를 내는 영구자석형 모터로 구성됐다. 인증연비는 복합기준 휘발유 20.5km/ℓ, 전기 기준 5.5km/kWh로 국내 출시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중 최고 수준이다.

가격은 3천만원대지만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 2천만원 중후반대에 구입할 수 있고, 각종 친환경차 혜택까지 더해져 유지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

기아차도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2017 K5 스포츠왜건 PHEV를 내놨다. 고출력 156마력(PS), 최대토크 19.3kg·m의 2.0 리터 GDi 엔진에 11.26kWh의 리튬 폴리머 배터리와 50Kw 모터를 탑재해 합산출력 205마력(PS), 합산토크 38.24kg·m의 힘을 낸다.

니로 PHEV는 최고출력 105마력(PS)과 최대 토크 15.0kg·m의 1.6 GDi 엔진에 8.9kWh의 리튬 이온 폴리머 배터리와 44.5kW 모터를 탑재해 최고 합산출력 141마력(PS), 최대 합산토크 27.0kg·m의 동력성능을 갖췄다.

BMW는 330eㆍX5 xDrive 40e ·i8 3종을 내놨다. 뉴 330e는 최고출력 88마력과 최대토크 25.5㎏·m의 힘을 내는 최첨단 전기모터와 최고출력 184마력과 최대토크 29.6㎏·m의 4기통 내연 기관 엔진을 결합해 주행 역동성을 확보했다. 유럽 기준 복합 평균연비는 ℓ당 47.6~52.6㎞에 달한다.

X5 xDrive 40e는 BMW 브랜드 최초의 SUV PHEV 모델이다. 트윈 파워 터보 기술과 최첨단 전기(eDrive) 구동 시스템, 4기통 가솔린 엔진으로 최대 313마력의 출력을 내며, 최대 토크는 가솔린 엔진 35.7㎏·m, 전기모터 25.5㎏·m을 발휘한다. 연비는 유럽기준으로 30.3㎞/ℓ다.

i8은 BMW가 처음으로 내놓은 세계 최초의 PHEV 스포츠카다. 2억원을 넘는 가격에도 지난해 국내에서 187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BMW 트윈파워 터보 기술과 지능형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 적용된 BMW e드라이브 기술의 결합을 통해 BMW i8은 최고출력 362마력의 힘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단 4.4초밖에 걸리지 않으며 시속 250㎞의 최고 속도를 발휘한다. 유럽 기준으로 47.6㎞/ℓ의 놀라운 연비와 49g/㎞라는 적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나타낸다. 완충 시 전기차 모드로 달릴 수 있는 최대 주행거리는 37㎞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C350e·GLC350e 2종의 PHEV를 선보였다. C350e는 유럽 기준 47.6㎞/ℓ의 연비와 ㎞당 48g에 불과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PHEV 세단에서 단연 앞선다. 최고 출력은 279마력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제로백은 5.9초에 불과하다.

중소형 SUV인 GLC 350e 4매틱(4MATIC)은 리터당 38.5㎞의 유럽 연비 인증을 받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당 60g이다. 친환경차지만 최고 출력이 320마력에 달해 고성능차 못지않은 주행 성능을 갖췄다는 평가다.

하이브리드의 강자 도요타는 프리우스 프라임 PHEV를 국내 최초로 내놨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기존 하이브리드 버전에 비해 연비가 약 60%가량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행성능도 뛰어나다. 8kWh급 배터리가 장착돼 전기모터로만 최대 약 60km 거리를 주행할 수 있고 전기모드 최대 주행 가능 속도는 시속 134km다.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98마력의 1.8리터 4기통 가솔린 엔진과 72마력과 31마력의 힘을 내는 전기모터 2개가 조합됐다.

◇ 서울모터쇼에서 주목받은 전기차들

쉐보레 해치백 볼트 EV는 지난 17일 사전계약 2시간 만에 초도물량 400대가 완판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완충시 383km를 넘게 주행할 수 있다. 60kWh의 대용량 리튬 이온 배터리가 적용됐고 공인복합연비는 5.5km/kWh다. 최고출력이 204마력에 최대토크는 36.7kg·m에 달한다.

현존 최장거리 주행 전기차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EV)과의 경쟁은 불가피해보인다. 아이오닉 EV 출시가는 4천만원 초반대로 정부지원금과 지자체 지원금을 합치면 2천만원 후반대에 살 수 있지만 4779만원인 볼트 EV보다 최대 1000만원 더 저렴하다.

28kWh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와 최대출력 88.0kW, 최대토크 295Nm의 모터를 탑재했다. 완전 충전시 191㎞ 주행이 가능하고 최고속도 165km/h에 정지상태에서 100km/h의 속도까지 10.2초 수준이다. 전기차 하드웨서 스펙에서는 볼트 EV가 앞서지만 편의사양에서는 아이오닉 EV가 더 큰 매력점을 받았다.

볼트 EV는 아이오닉 EV와 달리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없어 정속주행과 차량 간격을 유지하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다만 긴급제동장치, 차선이탈방지시스템 등은 적용됐다.

닛산 리프도 강력한 경쟁 상대지만 2세대 출시가 하반기에 예정되어 있다. 유럽 명차 재규어랜드로버는 전기차 경주인 '포뮬러-E'에 출전하는 전기 레이스카 'I-타입(TYPE)'을 서울모터쇼에 전시했다. 전기차 시대를 대비하는 'I-타입'은 최고 200㎾의 출력을 자랑하는 모터가 탑재돼 제로백 가속 2.9초, 안전 최고속도 최고속도 225㎞/h를 보여준다. 서울모터쇼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내년 선보일 크로스오버 'I-페이스(PACE)'에 이 기술을 접목시킬 계획이다.


르노삼성도 2인승 컴팩트 전기차 '트위지'를 내놨고, 국내 중소업체인 파워프라자는 주행거리 700㎞가 넘는 미니 컨버터블 전기차 'YEBBUJANA R2'를, 캠시스는 4륜 초소형 전기차 'PM 시리즈'와 소형 픽업트럭 'CH 시리즈'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2014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했던 수소전기차(FCEV) 콘셉트카 'HED-9'을 서울모터쇼에 선보였다. 렉서스도 양산형 수소전기차 'LF-FC'를 국내 최초로 전시했다.

한편,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축제인 '2017 서울모터쇼'는 31일 개막해 4월 9일까지 경기도 일산 고양 일산킨텍스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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