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마을 주민들이 일부러 불냈다? 음모설 타당성 없어

- 88올림픽 앞두고 개포동에서 밀려난 주민들이 형성한 무허가 판자촌
- 90%가 사유지
- 주민의 60%가 월소득 100만원 이하
- 서울시와 강남구 2016년 12월 말 개발방식 협의
- SH공사가 땅을 수용해서 공영개발
- 땅 갖고 있지 않은 세입자들은 특별분양을 요청하는 상황
- 무허가 판자촌은 보상받을 수 있는 주택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입주권 제공만 가능한 상황에서 주민과 갈등 계속
- 현재 토지측량과 물건조사 진행중이므로 공사를 방해하기 위한 주민들의 고의 방화설은 타당성 없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7년 3월 29일 (수)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조명래 교수 (단국대)

◇ 정관용> 오늘 아침에 서울 강남구의 구룡마을. 서울 도시개발의 역사를 담고 있는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 이렇게 불리는 곳이죠. 여기서 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다행히 1시간 반 만에 초기 진화가 됐습니다마는 강남구청과 몇 년간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전문가에게 얘기를 듣겠습니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계시면서 구룡마을 갈등 상황을 오랫동안 지켜봐오신 분이에요. 단국대학교 조명래 교수님, 안녕하세요.

◆ 조명래> 안녕하세요.

◇ 정관용> 이게 88년부터 한 집, 한 집 지어지기 시작한 그거 맞죠?

◆ 조명래> 네, 그렇죠. 그 마을 자체는 이미 오래전부터 자연부락으로 있었고요. 지금같이 개발지로부터 분리된 것은 70년대 후반입니다. 그 당시 이제 주택공사가 아파트단지를 조성하려고 하다가 그 앞에 있는 양재도로가 생기면서 개발지구로 분리가 됐고요. 그러다가 이제 80년대 후반에 올림픽을 앞두고 개포동 개발계획이 착수가 되면서 개포동에서 밀려난 주민들이 여기로 와서 무허가 판자촌을 형성하면서 지금 같은 모습이 된 겁니다.

◇ 정관용> 그리고 그 땅의 원래 소유주들은 또 따로 있다면서요?

◆ 조명래> 그렇습니다. 지금 현재도 한 90%가 사실 사유지입니다. 사유지고 물론 개발을 염두에 두고 그래도 땅을 외지에서 사오신 분들도 있지만서도 원래부터 그건 자연부락이었죠.

◇ 정관용> 그렇죠. 그 사유지에 무허가로 판잣집을 짓고 들어가서 30년 넘게 사신 분들이 지금 있는 거고, 그렇죠?

◆ 조명래> 지금은 한 1100세대가 있고요. 주민들의 한 60%가 월소득이 100만 원 이하로 이렇게 알려져 있습니다. 그만큼 아주 가난한 사람들이 현재 많이 살고 있는 그런 지역입니다.

◇ 정관용> 그래서 서울시하고 강남구는 이 구룡마을을 어떻게 재개발할 것인가. 즉 땅을 소유하고 있는 소유자들 편을 들 것이냐, 아니면 이미 30년 넘게 살고 있는 지금 거주민들 편을 들 것이냐. 거기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렸었죠? 간단히 좀 정리해 주시면요.

◆ 조명래> 2002년부터 개발 방식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었는데요. 2002년부터 2011년까지는 그 당초에는 토지주들이 개발하는 방식을 그 당시에는 채택을 했었습니다. 이른바 민영개발방식을 했었죠. 그렇게 해서 대토지주가 땅을 계속 매집을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2011년에 오세훈 시장이 공영개발방식, 다시 말해서 강제수용 방식으로 방식을 바꿨는데요. 그걸 이제 서울시가 그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2012년 박원순 시장님이 취임하면서 2012년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그 개발방식을 오세훈 시장 때의 수용방식이 아니라 사용수용과 그다음에 한지방법이라는 그런 방법이 있습니다. 이른바 혼용방식을 결정하게 되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 강남구에서는 이거는 토지를 갖고 있는 사람들한테 혜택을 주기 위해서 시가 그랬다 해서 반발을 하게 되죠. 그렇게 해서 2014년에 결국은 강남구에서 정식으로 개발계획을 수립하지 않았기 때문에 2년 동안 아무런 액션은 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자동적으로 지정됐던 지구가 실효가 되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작년 12월 달에 강남구하고 서울시가 합의해서 구룡마을 도시개발구역 지정이 정식으로 이루어지고 또 개발계획수립안이 정식으로 통과돼서 지금 이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작년 12월에 시와 구가 합의한 방식에 따르면 땅 소유자는 어떤 혜택을 받고 지금 여기 살고 계신 거주민들은 어떤 혜택을 받게 되는 겁니까?

◆ 조명래> 지금은 땅 소유자들은 사실 당초에는 자기들이 개발하겠다고 했었는데 지금 강남구의 요청을 받아서 서울시가 결정한 것은 수용방식입니다. 그러니까 SH공사가 땅을 다 수용을 해서 공영개발하도록 돼 있었기 때문에 땅 소유주들은 지금 공영개발방식을 반대를 그동안 해 왔었고요. 그다음에 땅을 갖고 있지 않는 세입자들은 수용방식으로 가더라도 자기들은 여기다 집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특별분양을 해 달라라는 그런 요청을 하고 있는데 문제는 이분들이 특별분양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살고 계시는 이 무허가 판자촌이라는 것이 보상법에 의해서 보상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주택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특별분양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없다 보니까 단지 그냥 입주권을 주겠다.


◇ 정관용> 임대주택 입주권?

◆ 조명래> 네. 주겠다 하니까 주민들은 임대료가 한 달에 몇 십만 원 정도 나오기 때문에 자기들은 줘도 못 사니까 특별분양을 해 달라 이렇게 요청을 하면서 그것이 지금 현재 시와 또 주민들하고 갈등을 빚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어쨌든 결론은 현재 확정된 방안은 땅 소유자들은 SH공사한테 수용가를 받고 파는 형식이 되는 거고 그리고 새로 분양한 아파트가 있을 것이고 임대주택을 지어서 지금 살고 계신 분들한테는 입주권을 준다, 이런 방식으로 지금 결론이 난 거죠?

◆ 조명래>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또 다들 불만들이 많으신 거군요, 이분 저분 다.

◆ 조명래> 그렇죠. 소유주들은 자기들이 사업을 하고 싶었었는데 수용을 하니까 그만큼 개발 이익을 못 남기는 거고.

◇ 정관용> 알겠어요, 알겠어요. 그런데 작년 12월에 방침이 확정됐는데 왜 공사는 시작 못하고 있습니까?

◆ 조명래> 지금 그 절차에 의해서 현재는 토지측량과 물건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 과정이고요.

◆ 조명래> 그렇게 해서 내년까지 조사가 끝나면 그다음에 평가하고 보상을.

◇ 정관용> 그러면 빨리 공사 시작하려고 일부러 누가 불 냈다 이런 얘기는 다 낭설인가요?

◆ 조명래> 지금으로 봐서는 그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 화재를 일으켰던 분이 또한 실화로 본인이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물론 조사를 해 봐야겠습니다마는. 흔히 말하는 음모설은 조금은 타당성이 없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지금 주민들이 공사를 방해하고 있어서 쫓아내려고 불 냈다 이런 식의 낭설이 도는데 그건 전혀 근거가 없다?

◆ 조명래> 지금까지 정황으로 봐서는 그런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모두를 만족시키는 방안은 없겠습니다마는 참 오랫동안 많이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그래도 최종 결론을 냈으면 이제 이대로 그냥 가야 하는 겁니까?

◆ 조명래> 강제수용 방식이라는 것은 우선 공익을 우선으로 하는 것이죠. 공익을 우선하다 보니까 땅을 갖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손해를 보고 그다음에 세입자들은 득을 볼 수 있습니다마는 또 자격 문제이기 때문에. 어쨌든 서울시로서는 혹은 강남구로서는 모든 사람이 만족할 수 있는 대안들을 만들어가야 되는데 이걸 하기 위해서는 그 절차가 민주적이고 충분한 논의와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거기서 이제 서로 요구하는 것들이 수용이 되고 또 반영이 되는 이런 과정들이 담보된다면 그나마 최적안이 나올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더 협의할 부분들이 남아 있고 그 부분은 제발 공개적으로, 민주적으로 하자 이 제안의 말씀이군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조명래> 감사합니다.

◇ 정관용> 단국대학교 조명래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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