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국가 위한 희생 잊지 않겠다"

천안함 46용사·제2연평해전·연평 포격 전사자 묘역에 추모 발길 이어져

'제2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이 24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현충광장에서 열렸다. (사진=김미성 기자)
서해에서 북한 도발에 맞서다 희생된 전사자들을 추모하고 안보 의지를 다지기 위한 '제2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이 24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현충광장에서 열렸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기념사에서 "북한은 지금 우리의 상황을 잘못 판단해 또다시 무모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최고의 군대는 압도적인 억지력을 갖는 것이기에 더욱 강한 군대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념공연에서는 제2연평해전 전사자 고(故) 윤영하 소령의 아버지 윤두호씨가 나와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편지를 낭독했다.

윤씨의 편지를 듣던 전사자 유족들은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흘렸다.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군 복무 중인 연예인 이승기 상병은 가수 은가은 씨와 함께 국민 대합창을 불렀다.

추모식을 마친 유족 등 참석자들은 천안함 46용사와 전사 장병들의 묘역을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

전사자 유족들은 묘비를 연신 닦아대며 눈시울을 붉혔다.

천안함 피격 당시 함장이었던 최원일 중령이 울고 있는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사진=김미성 기자)
한 천안함 장병 유족은 "아들이 커피를 참 좋아했다"며 커피와 초콜릿, 오렌지 주스 등을 꺼내놨다.


유족은 "요즘 따라 아들이 너무 보고 싶다 "보고 싶은데 볼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꿈속에 찾아온다"며 울먹였다.

천안함 피격 당시 함장이었던 최원일 중령도 묘비를 하나하나 어루만지며 묵념했다.

당시 전투정보관이었던 정다운 대위는 "46명의 전우를 대신해 우리 승조 장병은 더 치열하게 복무하고 있다"며 "적이 다시 도발한다면 무덤이 될 수 있도록 처절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자와 함께 고(故) 민평기 상사의 묘비를 어루만지는 어머니 윤청자씨(사진=김미성 기자)
유족 보상금 1억 원을 기부해 기관총을 제작하는 데 사용한 고(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씨는 "강한 해군 삼촌이야"라고 말하며 손자에게 민 상사의 묘를 보여줬다.

윤씨는 "밤에 누울 때마다 매일 아들 생각이 난다"며 "자식 다들 키우고 있잖아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하늘나라 갔다 생각 안 해요. 군인으로 싸우고 있다고 생각하지"라고 덧붙였다.

고(故) 서정우 하사 어머니는 "북한의 도발은 날로 심해지고 있는데 국민의 안보의식은 없어져 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민이 북한 도발 희생자가 나는 아니란 생각 없이 안보 의식이 강해졌으면 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이런 행사라던가 생일, 명절 때 아들이 제일 그립다"며 울먹였다.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열린 기념식에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비롯해 정부부처 장관, 군 주요 인사, 여야 지도부, 시민, 학생 등 7000여 명이 참석했다.

민주당 박병석 의원,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바른 정당 대선 주자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도 나란히 참석했다.

기념식은 국민의례와 헌화 및 분양, 영상물 상영, 기념사, 기념공연의 순서로 진행됐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3월 넷째 금요일을 서해 수호의 날로 정하고 기념식을 열고 있다.

서해 수호의 날은 정부가 2002년 제2연평해전,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 도발 등 북한의 '3대 서해 도발'로 희생된 전사자와 순직자의 넋을 기리고 북한의 무력 도발을 상기하자는 취지로 지정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