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변수' 제거한 세월호 인양, 남은 절차는…

바지선에 2차 고박한 뒤 반잠수선으로 이동…이후 거치작업 주목

상하이샐비지 선원들이 23일 오후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야간 인양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밤새 '문 열린 램프' 돌발변수가 해결되면서 세월호 인양작업이 '반잠수선 거치' 국면으로 본격 돌입할 예정이다.

해양수산부는 선미 좌현 램프 제거 작업을 24일 오전 6시 45분 완료했다고 밝혔다.

전날 밤 10시 해수부는 예정에 없던 긴급브리핑을 열고 세월호 좌현 선미에 있는 화물칸 출입구인 램프가 열려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저녁 8시부터 잠수부들을 투입해 밤새 램프 절단 작업을 벌인 끝에 10시간 만에 4개의 램프 힌지(이음새)를 모두 제거했다.

아울러 세월호가 수면 위 12m까지 들어올려진 상태라고 밝힌만큼, 이날 오전 안으로 목표 높이인 13m까지 인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세월호에 바지선까지 배 3척을 동시에 이동… 세월호 인양 2라운드 돌입

세월호 인양의 두번째 고비는 들어올린 세월호를 반잠수식 선박으로 옮겨 싣는 작업이다.

우선 본 인양이 순조롭게 진행돼 전체 22m 폭인 세월호 선체가 수면 위 13m까지 올라오면, 선체와 잭킹바지선을 쇠줄로 단단히 묶는 2차 고박 작업이 펼쳐진다.

이후 좀 더 파도가 잔잔한 1.8km 인근 안전해역에서 기다리고 있는 반잠수선까지 세월호를 옮긴 뒤 반잠수선에 선적해야 한다.

하지만 세월호를 들어올려서 고정시킨 잭킹바지선들은 모두 자체 동력이 없다.


이 때문에 예인선들이 투입돼 세월호 선체는 물론 바지선 2척까지 반잠수선이 있는 곳으로 한번에 이동시켜야 한다.

인양작업 동안에는 바지선이 총 8개의 닻으로 해저 바닥에 단단히 고정됐지만, 이동할 때에는 바다 위에 닻을 제거하면서 파도와 조류, 바람에 그대로 노출된다.

이 때 3척의 배가 이동 도중 서로 부딪히거나 고박이 느슨해질 수 있기 때문에 24일로 끝나는 소조기를 이용해 반나절에 걸쳐 느린 속도로 이동해야 한다.

세월호 주요 인양 과정 ① 잭킹바지선 2척 현장 동원 ② 세월호를 수면 상으로 약 13m까지 인양 ③ 세월호를 반잠수식 선박으로 이동해 선적 ④ 고박 및 부양 ⑤ 목포 신항 이동 ⑥ 고박 해체 및 육상 거치 (자료=해수부 제공)
◇ 반잠수선 거치 작전, 사실상 인양작업 최종 관문

반잠수선 앞에 도착한 뒤에도 반잠수선에 세워호를 옮기는 작업 역시 인양작업 못지 않은 난관의 연속이다.

우선 반잠수식 선반이 부상하고 이동할 때 세월호 선체가 기울거나 넘어지지 않으려면 세월호가 반잠수식 선반 갑판의 중앙에 정확히 놓인 채 고정되야 한다.

반잠수선은 전체 길이 216m, 폭 63미터에 달하는 대형 선박이지만, 정작 실제 선체를 올릴 수 있는 갑판 공간은 169m에 불과하다.

세월호는 총 145m 길이에 달하기 때문에 허락된 여유공간은 겨우 약 14m로, 고도의 정밀 작업이 요구된다.

만약 세월호를 내려놓는 과정에서 충격이 가해지면 3년 가량 물 속에서 부식된 세월호 선체 내외부가 파손될 가능성이 있어 반잠수선이 물밑에서 올라와 세월호를 받아낼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물에 잠겨있는 반잠수선과 세월호 선체 하부의 물 속 상황을 정확히 알기 어려운 점도 거치 작업의 발목을 잡는다.

특히 세월호를 반잠수선 위로 부상시킬 때 반잠수선과 바지선이 정확하게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파도나 조류, 바람 등에 흔들리면 선체끼리 충돌하는 간섭현상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

또 최악의 경우 바지선에 고정된 세월호 선체를 풀어내렸다가 반잠수선에서 흘러내려 바다로 빠질 수도 있다.

더구나 반잠수선 거치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오는 25일은 소조기가 마무리된 이후여서 물살이 거세지기 때문에 세월호 선체를 안착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이처럼 악전고투의 연속인만큼, 반대로 해수부는 일단 반잠수선 거치 작업을 마치면 사실상 인양작업을 반쯤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육상 이동·거치도 쉽지 않아… 인양 마무리하면 본격 조사 작업 돌입

세월호를 반잠수선에 거치한 뒤에는 87km 떨어져 있는 육상 거치지점인 목포 신항까지 이동해야 한다.

이 구간 역시 수로가 좁고 급회전 구간이 많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자만, 일단 반잠수선에 세월호를 단단히 고정했다면 비교적 기상 상황에는 영향을 덜 받는 점이 호재다.

이후 대형구조물 이동장비인 '모듈 트랜스포터'를 동원해 육상으로 옮겨 본격적인 선체 정리 작업이 시작된다.

이 때에도 세워호의 무게중심이 정확히 분산돼야 수평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세월호를 바닷속에서 인양할 때처럼 66개의 와이어로 모듈 트랜스포터와 연결해 균형을 잡아야 한다.

육상 거치 작업까지 마무리하면 선체조사위원회가 6개월에 걸쳐 미수습자 및 유류품 수색 작업을 벌이는 한편 사고 원인 등을 정확히 밝히기 위한 선체 조사를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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