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은 학교 측이 학과의 학문적 특성과 학생들의 자체적인 개선 노력을 무시하고 있다며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20일 오후 부산 경성대학교 본관 앞. 검은 티셔츠를 입은 학생 50여 명이 대학본부를 향해 서 있다.
경성대가 무용학과 등에 대한 폐지를 확정하고 행정 절차를 시작하자, 재학생들이 이에 반발하며 집회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경성대 무용학과 존폐를 둘러싼 갈등은 처음이 아니다.
경성대는 지난해 학과 정원 조정에서도 무용학과를 없애기로 했다.
하지만 무용학과 동문은 물론 지역 무용계가 강하게 반발하자 학교 측은 이 폐지안을 1년 동안 유예했다.
학교 측은 1년이 지난 뒤에도 무용학과의 지표가 개선되지 않은 것은 물론, 자구책도 마련하지 않았다며 결국 폐지를 결정했다.
이번에 폐지되는 학과는 무용학과 외에도 교육학과와 한문학과, 정치외교학과 등이 포함됐다.
학과 폐지 여부는 21일 교무위원회에서 결정된다.
학과가 폐지되면 4개 학과는 2018년부터 신입생을 모집할 수 없다.
또 지난해 폐과 위기를 겪은 뒤 학생들이 자체적인 노력을 기울였지만, 학교 측은 이를 외면했다고 토로했다.
경성대 무용학과 한 재학생은 "학과가 폐지될 위기를 겪은 뒤 학생들이 공연 등을 통해 왕성한 대외활동을 하는가 하면 각종 수상도 늘었다"며 "하지만 학교 측은 학생들의 이 같은 자구책도 외면한 채 30년이 넘은 무용학과를 없애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학생은 또 "학생들이 반대 의견을 전달하려고 연습실에서 나와 며칠째 집회를 열고 있지만, 학교 측에서는 이렇다 할 대화의 기회도 주지 않았다"며 "학교 측은 동문은 물론 무용계가 반발하고 있는 상황을 인식하고 대화와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용학과와 교육학과 등 재학생 150여 명은 학교 측이 학과 폐지를 재고할 때까지 항의를 계속하는 등 반발 수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경성대 관계자는 "학과가 없어지는 것은 인구학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상이다. 적법한 절차와 평가 결과에 따라 폐과를 결정했다"라며 "재학생들의 졸업에는 문제가 없도록 책임질 것을 이미 학생들에게 약속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