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사생활 훔쳐본 걸 뭐 자랑이라고 떠드는 건지…"
할리우드 인기 배우 두 명의 사적인 사진이 잇따라 유출돼 논란이 일었다. 아만다 사이프리드(Amanda Seyfried)와 엠마왓슨(Emma Watson)의 사진이 해킹으로 유출된 것인데, 국내에서는 2차 가해를 우려하며 적극 지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 동의 없이 사진 유출…피해 배우들 '법적대응' 나서
왓슨 측 관계자 루크 윈저(Luke Windsor)는 이 매체에 공식성명을 보내 "엠마가 수년 전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옷을 시착할 당시 촬영된 사진이 유출됐다"며 "조사 중이며 더 언급할 얘기는 없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사이프리드의 경우, 이전에 교제하던 남자친구와의 사진이 유명인사들의 사진으로 '트래픽 장사'를 하는 홈페이지 '셀러브리티 지해드(Celebrity Jihad)'에 노출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이프리드 측 변호사는 이 홈페이지 측이 곧바로 사진을 지웠다는 점은 차치하고,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이들은 사진 유출은 사이프리드의 사생활에 가해진 폭력과 마찬가지라며 "사이프리드의 인지나 동의 없이 올라갔다"고 강조했다.
◇ 사진 온라인에 퍼지며 '2차 가해'…버젓이 게재한 언론사까지
관련 사실이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한 지난 15일, 일간지 D 언론사는 "엠마왓슨·아만다 사이프리드 누드 사진 유출…'유사 성행위까지'"라는 제하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 기사에는 사이프리드의 노출 사진이 모자이크 처리돼 공개됐다. 왓슨의 수영복 입은 모습은 그대로 담았다. 18일 오후 현재에도 사진은 노출돼 있다.
그러면서, 어느 사이트에 가면 이 사진들을 찾을 수 있는지까지 '친절하게' 표기했다.
인터넷 매체 K 사도 같은날 "아만다 사이프리드-엠마 왓슨 누드 사진 유출, 유사 성행위 모습까지 '충격'(중략)"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사건을 다뤘다.
이 기사에도 편집된 노출 사진이 대거 포함됐다. 사진 출처까지 보도됐다. 18일 오후 현재에도 게시 중이다. 이 외 인터넷 매체 I 사, K 사, W 사 등이 모자이크 등으로 편집된 유출 사진을 그대로 게재 중이다.
C 사는 공식 페이스북에 일명 '드립'(웃자고 하는 농담)을 붙여 피해자를 하나의 '가십거리'로 소비해 지탄받았다.
또, 일부 누리꾼들은 유출 사진을 언급하며 이 기사들에 '농담조'의 댓글을 달아 피해자를 상처입히고 있다.
◇ 지적 여론 우세…"왜 조롱의 대상이 피해자인가"
주목할 것은 사진을 봤다고 자랑하듯 '성희롱 댓글'을 다는 일부 누리꾼의 태도를 지적하는 댓글 여론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는 점이다.
'areu****'는 "이들은 피해자"라며 "해킹한 이들이 욕을 먹어야 한다. 왜 조롱의 대상을 피해자로 상정하느냐"고 꼬집었다.
'tnvt****'는 "정말 너무한다"며 "아무리 외국인이라 국내 기사 댓글을 읽을 일이 없다고 해도, 이제 막 결혼한 만삭 임산부에게 성희롱 글은 적지 말아달라. 사진 유출의 피해자를 조롱하며 그 사진을 봤다는 걸 자랑하다니 (저급하다)"고 적었다.
'wish****'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성희롱 발언을) 지껄이는 걸 보면 정말 더럽다"며 "피해자 앞에서 조롱이나 해대다니 부끄럽지도 않느냐. 보라고 하지 않은 사진을 보는 건 범죄다. 관음증은 병이다"라고 지적했다.
'vnfm****'도 "유출 사진 피해자다. 그 사진을 보며 조롱하는 수준이라니"라며 "스스로 수준을 인정하는 꼴이다"라고 비난했다.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이같은 '온라인 2차 가해'에 대해 지난 2월 지적한 바 있다.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성적인 폭력이 장내에서 유흥거리, 농담으로 소비되는 행태는 근절해야 마땅하다"며 "'가해자의 입장에 선 문화'가 만연하다는 게 디지털 성폭력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