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레이더에 딱 걸린 '죽음의 백조'…오해와 진실

"B-1B도 북한 레이더에 걸리면 바로 요격돼…공중우세 확보돼야 투입"

미국 전략폭격기 'B-1B' (사진공동취재단)
미국의 대표적 전략자산이자 3대 전략폭격기 중의 하나로 꼽히는 B-1B 랜서가 지난 15일 북한의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최대 61t의 폭탄을 쏟아 부을 수 있는 무장탑재 능력, 유사시 2시간이면 괌에서 평양 상공으로 날아와 주요시설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어 북한이 두려워한다는 이른바 '죽음의 백조'다

한미 군 당국은 보통 미군의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시킬 경우 꼭 필요할 경우에만 언론 등에 공개한다.

군 당국이 먼저 공개하지 않는다면 일반 국민들은 관련 사실을 까맣게 모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방공 탐지 능력이 우리보다 떨어지는 북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이 날은 비밀리에 진행된 훈련을 북한이 항공기 기종까지 콕 집어냈다. 심지어 상동사격장에서 약 1시간 동안 핵폭탄 투하연습을 했다고까지 주장했다.


북한 측은 "15일 미제는 괌도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시킨 핵전략폭격기 B-1B 편대를 남조선 상동사격장 상공에 은밀히 끌어들여 약 1시간 동안이나 우리의 주요 대상물들을 선제타격하기 위한 핵폭탄 투하연습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언급한 상동사격장은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에 위치한 공군 전술폭격훈련장인 '필승사격장'을 지칭한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군의 전력운용은 작전 보안상 확인해 줄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다른 경로를 통해 B-1B 랜서의 한반도 전개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결과적으로 북한은 자체 레이더 방공망을 동원해 미군의 핵심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 사실을 포착해 낸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북한이 항공기 기종까지 자신 있게 특정할 정도로 고도의 레이더 탐지 기술을 갖추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B-1B의 은밀성에 대한 의문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괌에서 날아온 항공기가 B-1B라고 분명하게 밝힐 수 있었던 것은 이 기종이 지난해에도 공개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공군 관계자는 "우리나 북한이나 레이더를 통해 상대방 모든 항공기의 항적을 추적할 수 있다. B-1B의 경우 지난해 9월 5차 핵실험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한반도에 전개된 사실이 언론에 모두 공개돼 북한이 당시의 레이더 데이터를 활용하면 분석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B-1B가 저고도에서도 초음속으로 비행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스텔스 기능에 초점이 맞춰진 항공기가 아니어서 당연히 레이더에 포착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국 전략폭격기 B-1B (사진=미국 공군 플리커 화면 캡처)
그렇다면 B-1B 폭격기가 이처럼 적의 레이더에 포착되고도 대규모 융단폭격이 가능할까? 답은 '불가능'이다.

공군 관계자는 "B-1B도 북한 상공을 침투했다가 레이더에 포착되면 바로 요격될 수밖에 없다. B-1B는 아군의 공중우세가 확실하게 확보된 뒤, 다시 말해 적의 레이더망이 거의 완전히 파괴된 뒤에 투입되는 폭격기"라고 설명했다.

순항미사일이나 지대지 미사일 또는 B-2나 F22 등 스텔스 기능이 뛰어난 항공기들이 먼저 투입돼 적의 대공망을 무력화시킨 뒤 주요 시설을 대거 파괴할 목적으로 투입되는 폭격기라는 것이다.

한편 북한은 B-1B가 핵폭탄 투하연습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B-1B는 B-52, B-2와 함께 미 공군의 폭격기 삼총사로 불리지만 핵무장을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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