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에 실전배치된 우리나라의 첫 번째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 1000여개의 목표물을 동시에 탐지하고 20개 이상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신의 방패', '꿈의 전투함'으로 불린다.
정부는 이지스 구축함을 2023년부터 3척을 순차적으로 더 배치할 계획이다.
15일 해군과 국방부에 따르면 함정 건조에 보통 5년이 걸려 올해 안에 어떤 무기를 장착할지가 결정돼야 한다. 무기체계가 결정돼야 이를 토대로 한 설계와 소프트웨어 장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2월에 발사된 북극성 2형이나 최근의 탄도미사일 4기 동시발사 등에서 알 수 있듯이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는 상황"이라며 "이를 감안해 차기 이지스함의 SM3 탑재 등 미사일 방어체계 전반에 대한 연구와 검토가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군과 국방부의 차기 이지스 구축함에 SM3 탑재를 검토하는 것은, 현재 운용중인 세종대왕함이 탑재하고 있는 SM2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요격이 어렵기 때문이다.
SM2 미사일의 경우 사거리가 240㎞ 정도로 항공기와 미사일 요격은 가능하다. 하지만 미국이나 일본의 이지스함에 탑재된 SM3와 달리 대기권 밖으로 수백㎞ 이상 치솟다 떨어지는 탄도미사일 요격은 불가능하다.
현재 배치가 진행중인 사드의 경우 사거리 200㎞로 최고 고도 150㎞부터 종말단계의 미사일을 요격하지만, SM3는 사거리 1000㎞로 최고 고도 500㎞에서도 탄도미사일 요격이 가능하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2월에 발사된 북극성 2형처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고각 발사할 경우 사드로도 막을 수 없다는 우려가 있는데 이지스함에는 최고 고도 500㎞까지 요격이 가능한 SM3 탑재된다면 북 미사일 방어에 효과가 있어 당연히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해군도 차기 이지스함에는 미국과 일본 같은 SM3 미사일 방어체계 탑재를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해군의 경우 최근 한·미·일 이지스 구축함이 동원돼 북한 미사일 탐지와 추적, 정보를 교류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그러나 세종대왕함에는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SM3가 탑재되지 않은 문제점을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관계자는 "이지스함 한 척에 1조원 이상이 국민혈세가 투입되는데 당연히 배에 최적화된 무기를 장착해야 효율성이 높아진다"며 "해군은 SM3라고 특정무기를 명시하지는 않지만 북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 장착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미국의 MD 체계 편입 논란을 감안해 저고도 다층방어형태의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인 KAMD 구축에 치중해 왔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인 MD에 편입되면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결구도가 더 고착화 돼 한반도 평화에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반론이 많았기 때문이다.
다만 종심이 짧은 한반도 지형에서 사거리가 길고 요격고도가 높은 SM3가 꼭 필요한 것인가라는 의문도 제기된다.
결국 차기 이지스함의 SM3 탑재 결정의 관건은 다시 불거질 미국의 MD체계 편입 논란과 견고해질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구도에 대한 우려, 종심이 짧은 한반도에서의 무기 효율성 논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