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이었다. 골밑 플레이를 원했지만, 켈리는 계속 밖으로 돌았다. 켈리의 공격력을 포기하는 대신 수비를 강화하고, 국내 선수를 살리겠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8일 다시 한 번 결단을 내렸다.
아스카를 보내고, 다시 켈리를 복귀시키는 초강수였다. 사실 켈리가 뛴 22경기 11승11패, 아스카가 뛴 25경기 12승13패로 큰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라는 큰 그림을 위해 켈리의 공격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전자랜드는 1위 KGC와 2위 삼성을 한 차례도 못 이겼고, 3위 오리온과도 1승4패로 힘겨웠다.
유도훈 감독은 "넓게 보면 상위 팀에 계속 졌다. 결국 켈리가 득점원 역할을 해줘야 한다. 1라운드 플레이만 해주면 보탬이 될 것이다. 수비 조직력으로는 상위 팀을 이기기 버거워 변화를 줬다"면서 "켈리도 팀 플레이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 운동 능력을 바탕으로 득점을 해주길 원한다. 그래도 기록이 23점 10리바운드였으니 그런 쪽을 바라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켈리의 복귀전이 된 9일 SK전. "두 달 공백이 있어서 경기 체력은 걱정"이라던 유도훈 감독의 말대로 몸이 썩 가볍지는 않았다.
21분을 뛰면서 20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3쿼터에 파울 트러블에 걸리는 등 고전했다. 상대 테리코 화이트에게도 24점을 내줬다. 유도훈 감독도 경기 후 "공격, 수비 모두 어우러지는 플레이가 덜 나왔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전자랜드가 원했던 해결사 본능은 여전했다.
켈리는 72-72로 맞선 종료 44초전 자유투 2개를 놓쳤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해결사 본능을 발휘했다. 74-74 동점인 종료 31초전 승부를 가르는 2점과 함께 추가 자유투까지 성공시켰다.
팀 플레이에서는 박한 평가를 내렸던 유도훈 감독도 "득점 쪽으로는 기대를 했기에 그 점은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켈리는 대학 때까지 3번(스몰포워드) 자리에서 활약했다. 그런데 한국에 온 뒤 골밑 플레이를 해야 했다. 1라운드에서는 유도훈 감독의 주문대로 했다. 그런데 2라운드부터는 외곽 플레이가 주를 이뤘다. 유도훈 감독으 교체를 결정했던 이유다.
하지만 퇴출, 그리고 복귀로 마음을 다시 잡았다. 목표는 하나다. 바로 팀 승리.
켈리는 "연락을 받고 가장 먼저 정신무장을 다시 했다. 태도부터 하나하나 바꾸자고 생각했다. 팀의 일부분이 못된 실패작이라는 미안함이 있었다. 다시 기회가 왔으니 챔피언결정전에 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1라운드 후 자꾸 밖으로 나와 편하게 농구를 하려 했다. 팀에서 원하지 않는 부분이었다. 내가 원하는 농구보다 팀이 원하는 농구, 승리할 수 있는 농구를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