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통신은 7일 "이번 탄도로케트 발사훈련은 화성포병들의 핵전투부 취급질서와 신속한 작전수행 능력을 판정 검열하기 위해 진행됐다"며 "유사시 일본 주둔 미제 침략군 기지들을 타격할 임무를 맡고 있는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가 참가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전날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했다. 이 가운데 3발은 일본 EEZ 안쪽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도발에 쓰인 미사일은 스커드 개량형인 스커드-ER이다.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회에 "사드 배치가 필요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북미관계를 새롭게 하자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을 향해서도 '누구도 우리를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보고했다.
북한은 이번 도발로 핵탄두 미사일 탑재능력(핵전투부 작전수행 능력 검열)을 과시한 게 된다. 사드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핵미사일을 다중 발사할 수 있다는 엄포로 한반도 사드배치 무용론을 제기한 셈이다. 일각의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론에 대한 무력화 시도로도 이해된다.
동시에 주목되는 대목은 이례적으로 '주일미군'을 표적으로 거론한 것이다. 이는 일본의 대북제재에 대한 경고 차원이기도 하고, 한반도 내 한미 양국군 뿐 아니라 유사시 증원될 일본 주둔 미군병력을 향한 엄포이기도 하다.
북한이 4발을 쏘아올린 것은 전력이 집중돼 있는 요코스카·사세보·이와쿠니·오키나와 등 4곳을 동시 타격할 수 있다는 식의 위협으로도 해석된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북한이 타격 대상으로 주일미군을 거론한 것은 전례가 거의 없다"며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점이 주목된다. 아베 일본 총리가 진행 중인 대북 강경노선의 예봉을 꺾으려는 목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핵 소형화·경량화 뉘앙스가 있는 점도 유의할 부분이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고 정밀도를 대폭 높였다는 점을 시사한 대목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대학원대학 양무진 교수는 "북한이 한미 군사훈련을 북침훈련으로 간주하는 상황에서 유사시 주일미군 기지의 후방지원을 차단할 수 있음을 과시한 것"이라며 "4발을 쏜 것은 정밀도를 높였다고 과시한 목적도 있다. 앞으로 괌 등 미군 자체기지 겨냥 훈련을 실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북한군 창건일인 4월25일에 맞춰 추가 미사일 도발에 나서는 등 북한이 도발강도를 점차 높여나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