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다음은 AI…3년 내 자율주행차 달린다

[MWC 2017 폐막] 로봇·스피커 형태 'AI' 5G 접목한 '자율주행' 일상 속 '성큼'

세계 모바일 올림픽이라 불리는 MWC(Mobile World Congress) 2017이 나흘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2일(현지시간)막을 내렸다.

지난달 27일부터 "Mobile. The Next Element(모바일. 그 다음 요소)"란 주제로 열린 올해 MWC에서는 전세계 204개국에서 2200여개 기업들이 참가했다. 올해는 특히 많은 전문가들이 눈여겨봐야 할 기술로 인공지능(AI)을 꼽은 만큼 다양한 형태의 AI 각축전이 벌여졌다.


지난해 MWC는 "Mobile is Everything(모바일의 모든 것)", 즉 "모바일이면 다 된다"는 주제로 열렸는데 불과 1년 만에 모바일 이후의 것을 논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시는 주로 5G 속도 경쟁과 가상현실(VR)의 진화 등 새로움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는 5G로 구현되는 AI 기반의 플랫폼과 자율주행 등 신기술로 인해 달라질 일상의 모습들이 전시관을 채웠다. 혁신 기술이 현실화돼, 일상 깊숙이 들어온 모양새다.

◇ 모바일 그 다음은 인공지능…터치→음성 명령 "삶의 혁신' 이끌 것

전시장 내 상당수 업체들은 AI 솔루션과 디바이스를 전면 배치했다. AI는 주로 스마트폰을 넘어 로봇이나 스피커 형태로 구현됐다. 데이터의 축적으로 음성 인식률이 개선되면서 UI(사용자경험)중심이 터치에서 음성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었다.

LG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G6'에 구글의 음성비서 서비스인 '구글 어시스던트'를 적용했다. 모바일 단말기가 두뇌를 얻은 셈이다.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하고 명령을 수행하는 AI 개인비서를 필두로 듀얼 카메라, 화면 확대, 오디오 기능 등 소비자 경험을 높이는 기술들이 추가됐다.

소니도 음성인식이 가능한 '에이전트 테크놀로지' 기반의 엑스페리아 이어를, 화웨이와 알카텔은 아마존 알렉사를 도입한 P10과 A5 LED를 선보였다.

소프트뱅크의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는 방문객에게 먼저 말을 걸거나 길 안내를 하면서 전시장에서 도우미 역할을 했다.

"30년 뒤에는 칩 하나로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 넘을 것"이라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기조연설처럼, AI는 현재 우리 일상에 큰 변화를 준 스마트폰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커다란 혁신을 가져다 줄 것을 전망하게 했다.

SK텔레콤은 음성과 영상 인식 기술이 탑재된 탁상형 차세대 로봇과 함께 강아지 모양의 펫봇, 인형의 형상을 한 토이봇, 사람의 얼굴처럼 설계해 결제 기능을 갖춘 커머스봇을 전시했다. 사우디텔레콤(STC)도 이동형 스마트 로봇을 부스에 배치했다.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7' 개막 사흘째인 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에서 일본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이데자와 다케시 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는 라인과 공동 개발 중인 AI 플랫폼 '클로바'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는 네이버랩스의 인공지능 '아미카'를 한단계 진화한 것으로 인간처럼 오감을 활용하는 인공지능 플랫폼을 목표로 한다.

인공지능은 사물인터넷과( IoT)도 결합, 스마트홈으로도 확대됐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 기기 '누구'를 통해 조명, 가스밸브, 공기청정기 등 각종 집안 기기를 제어하는 것은 물론 SK C&C 에이브릴과 연동, 영어 음성인식 AI 서비스도 공개했다.

필립스는 애플 시리와 아마존 에코 등 AI 비서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조명을 선보였다.

◇ 일상 파고든 '5G' 자율주행·커넥티드카 구현…'모터쇼' 방불케한 모바일 박람회

MWC 2017 SK텔레콤 전시 부스 전경. (사진=SK텔레콤 제공)
지난해 MWC 참가 업체들이 5G 상용화를 앞두고 속도 경쟁에 국한됐다면 올해는 다른 기술과 융합되며 일상 깊숙히 파고들었다.

스페인 통신회사 텔레포니카를 비롯해 노키아, 화웨이, SK텔레콤은 5G 기반의 커넥티드 카를 선보였다. 에릭슨은 5G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센터용 로봇을 공개했다.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는 KT는 싱크뷰와 타임슬라이스 등 실감형 미디어를 전면에 배치했다.

5G가 실현된다면 대용량의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전송하거나, 끊김없이 주고받을 수 있다. 이는 자율주행차 구현의 핵심기술로 꼽히는 만큼 올해 MWC에서는 모터쇼를 방불케할 만큼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가 넘쳐났다.

이미 2015년 말부터 포드, 벤츠, 폭스바겐 등 세계 유명 자동차 업체들은 MWC는 물론 글로벌 가전전시회 'IFA'와 CES의 문을 꾸준히 두드려왔다.

올해 이들 업체의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는 더욱 전면에 부각됐다. 업계에서는 불과 3년 내 커넥티드카를 통한 자율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인 인텔은 MWC 부스 전면을 자동차로 꾸며, 자율주행차 실물을 전시하고 관련 솔루션도 내놨다. 에릭슨은 MWC 전시관에서 50Km 떨어진 벌판에 위치한 차량을 무인주행하는 시연을 선보였다.

MWC에 처음 참가한 독일 BMW는 바로셀로나 전시장 주변에서 자율주행차량으로 실제 도로주행과 자율주차 등의 시범운행을 펼치기도 했다. 푸조는 삼성전자가 자체개발한 IoT 플랫폼 '아틱'을 탑재한 자율주행 콘셉트차량 '인스팅트'를 공개했다.

글로벌 프린트 제조업체인 휴렛패커드(HP)도 자체개발한 자율주행 솔루션 'iau'를 탑재한 커넥티드카를 선보였다.

국내 이동통신업체도 밀리지 않았다. 최근 메르세데스 벤츠와 협력을 맺은 KT는 부스에 재규어 차량을 전시하고 5G를 통한 커넥티드카를 시연했다.

SK텔레콤은 BMW와 합작한 'T5' 차량을 부스 정면에 배치했다. SK텔레콤은 네크워크뿐만 아니라 T맵과 인공지능 등을 고도화시켜 자율주행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통신 시스템의 응답속도를 4G 0.01초의 대비 0.001초 정도로 줄이는데 성공한만큼 올해 당장 자율주행차 준비에 나설 것"이라면서 "퀄컴과도 협력해 지원 칩 개발에도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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