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해안벨트 재확산…철새 탓하다 2014년 사태 오나

(사진=자료사진)
잠잠하던 조류인플루엔자(AI)가 지난 21일 이후 전북과 충남 등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또 다시 급속히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방역당국은 철새 이동 시기를 맞아 야생 조류에 의한 전파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이번 AI는 육용오리와 종오리, 육용 종계 농장을 중심으로 지난 2014년에 대유행했던 H5N8형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오히려 사람과 차량에 의한 수평전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가금류 계열화업체인 주)하림이 관리하는 종계농장에서도 발생하면서 방역관리를 소홀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21일 이후 서해안 벨트 6건 집중 발생…H5N8형, 전파 우려

농림축산식품부는 27일 전북 익산의 육용 종계농장(6만5천 마리 사육)과 충남 홍성의 종오리 농장(8천 마리 사육)에서 H5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28일 밝혔다.

이 가운데 익산 종계농장은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고병원성 여부는 정밀 검사를 통해 3월 2일쯤 나올 예정이다.

이 보다 앞서, 지난 21일 전남 해남의 육용오리 농장과 22일 충남 청양 산란계 농장, 24일 전북 고창 육용오리, 26일 전남 강진 육용오리 농장이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21일 이후 28일까지 8일 동안 모두 6건의 AI가 추가 발생한 것이다. 특히 이번 AI는 지난 2014년 1월 발생한 이후 2016년 4월초까지 전국을 휩쓸었던 H5N8형으로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H5N8형 AI는 체내 잠복기간이 길어 증상이 늦게 나타나기 때문에 감염된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예찰이나 도축 전 검사 과정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 정부, 철새 주의령 vs 방역관리 잘못한 수평전파

방역당국은 이번 AI가 철새 이동시기를 맞아 대형 저수지와 하천 주변에 위치한 농장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야생 조류에 의한 전파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따라서, 대표적인 철새인 가창오리가 우리나라를 떠나는 3월 중순까지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1월 발생한 H5N8형 AI의 경우 그해 7월까지 이어진데다, 2015년에도 6월까지 발생했다는 점에서 철새 탓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당시 방역당국은 AI 분석 결과를 통해 발생 농장의 70%가 사람과 차량에 의한 수평전파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다시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AI의 경우도 농장 종사자와 차량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을 모르고 교차 왕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겉잡을 수 없을 만큼 확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27일 의심축이 신고된 전북 익산의 육용 종계농장의 경우 국내 최대 가금류 계열화업체인 주)하림이 관리하던 농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하림이 차단방역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얘기로, 사료와 분변차량 등을 다른 농장까지 교차 운행했다면 추가 발생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은 27일 가축방역심의회를 열어 H5N8형 확산에 따른 추가 방역대책을 마련했다.

당초 해남과 청양, 고창, 강진 등 AI가 발생 4개 시.군 191개 가금류 사육농가에 대해서만 7일간 일시 이동중지 조치를 내렸지만, 전북과 전남, 광주지역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발생 시.군의 예찰지역(3~10km)내 입식이 허용된 육계와 육용종계 농장에 대해서도 이번 AI가 안정될 때까지 입식을 금지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1월 16일 이후 AI 비발생 지역인 경북과 경남, 강원 지역에 대해서도 예찰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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