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공직선거에 출마한 후보나 정당은 자신들의 정강, 정책을 지상파와 보도채널을 포함해 종편에서도 연설 형태로 방송할 수 있게 된다.
개정안은 종편의 선거방송 허용 취지에 대해 "종편이 도입된 이후 방송현실을 반영하고, 국민들이 선거운동기간 중 정당의 정강, 정책 및 후보자의 정견을 보다 쉽게 접근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개정안에는 종편 경영자와 종사자가 공직선거에 출마하려면 90일 이전에 퇴사해야 하는 규정도 담겨있다.
하지만 유료방송사업자들의 의무전송 등 여러 가지 특혜를 받아온 종편이 선거방송까지 맡게 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언론노조, 또 다른 종편 특혜 우려… 개정안 철회 요구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 이하 언론노조)은 26일 성명을 내어, 안행위에 공직선거법 일부개정안 철회를 촉구했다.
언론노조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서 공직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접근성을 높여야 함은 당연하다"면서도 "발의자들이 내놓은 개정 이유에 동의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종편이 도입된 이후의 방송현실은 무엇을 말하는가? 약 6년을 거치며 고정 시청자층이 형성되었고, 보도와 시사 프로그램을 과도하게 편성하여 여야 정치인 모두 앞다투어 섭외 요청만을 기다리는 변화를 말하는가?"라며 "그렇다면 '국민들의 알권리 확대'란 정당과 후보들이 유권자들에게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정치인들의 자유'인 셈"이라고 꼬집었다.
언론노조는 "지상파 방송과 보도채널에게 선거방송을 할 수 있도록 한 이유는 공적 자산인 주파수를 이용하여 방송하기 때문이며, 의무전송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보도전문채널의 접근성에서 비롯됐다"며 "종편은 다르다. 의무전송이라는 특혜로 전국 방송이 되었고, 지상파 의무전송 채널들(KBS1, EBS)은 받지 않는 유료방송사업자로부터의 콘텐츠 이용료까지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정안에서 말하는 방송환경의 변화나 정치인들이 느끼는 종편 시청률의 상승은 이렇게 종편의 비정상적인 방송시장 내 지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번 개정안은 종편에 선거방송을 허용함으로써, 언론계의 최대 적폐 중 하나인 종편 특혜를 사실상 인정하고 유지하겠다는 정치인들의 이기적인 합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종편에 대한 선거방송 허용은 정치인들만의 자유를 위해 종편의 특혜를 인정하는 '그들만의 개정안'일 뿐이다. 정말 국민의 알권리와 선거운동의 공정성을 원한다면 여야 모두 돌파구를 못찾고 있는 언론장악 방지법을 통과시켜 공영방송를 비롯한 지상파 방송, 종편과 보도채널의 정상화에 합의하는 것이 맞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미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상임위를 통과했다. 이 개정안은 이후 의사 일정에서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