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바른정당과의 연정이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손 전 대표는 조건부로 열려있다고 말한 반면, 안 전 대표는 국가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안 전 대표와 손 전 대표는 이날 동대구역 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 나란히 참석한 후에 박지원 대표와 함께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손 전 대표는 다른 정당과의 연정과 '스몰텐트'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연대에 대해 어떤 정당과 한다고 얘기한 적은 없다"면서도 "우리당이 집권해도 여소야대가 되는건 틀림없고, 개혁공동정부를 통해 정치적 안정을 기해야한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바른정당 얘기가 많이 나왔지만, 바른정당은 박근혜 정부 탄생과 운영에 많은 책임을 지고 있다. 여기에 대해 제대로 반성하고 더 성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그것이 제대로 될 때 국민의당, 손학규와 앞으로의 길은 열려있는 것 아니냐"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연립정부와 개혁공동정부는 대선이 눈앞에 왔으니 지금 당장은 어쩔수 없다고 하더라도 당선되는 대통령은 정치적 안정을 위해 연립정부를 만들어갈 개헌의 비전을 밝히고 국민공약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즉 대선 이전에라도 연립정부의 수립 방안과 개헌에 대해 공약으로 논의를 시작해야한다는 것.
반면 안철수 전 대표는 "예전 정치부 기자가 '연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왜 기자가 '사랑' 얘기를 묻나 했다"고 유머를 던졌다.
그러면서 "선거를 치러 승리한 정당이 다른 정당과 협의해 협치 내지 연정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연정은 선거가 끝나고 하는 것이다. 선거 전에 하는 것은 굉장히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섣부른 연정론을 차단했다.
안 전 대표는 "이번 대선이야말로 60일 밖에 시간이 없어 그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 콘텐츠 경쟁과 정책 경쟁으로 각 주자마다 해법을 갖고 경쟁할 때만이 나라살리기 과정이 된다"며 "연대나 연정 이런 얘기들이 막 나오기 시작하면 전부 그 기사만 도배가 된다. 국민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개헌에 대해서도 두 사람은 미묘한 인식의 차이를 드러냈다.
안철수 전 대표는 "개헌을 해야 한다. 바람직한 것은 2018년 지방선거 때 함께 치러야 한다"며 "각자가 생각하는 개헌안에 대해 의지가 있는 대선 후보들이 자기의 공약에 반영해 국민들의 평가를 받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각 대선 주자들에게 맡겨 국민 평가를 받게 하자는 것이다.
이어 "내년 6월에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려면 시간은 많지 않다. 국회에서도 합의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최소한 6개월 정도는 국민 공론화를 거쳐서 국민 투표에 부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손학규 전 대표는 촛불 혁명의 기치로 빨리 될수록 좋다는 입장을 밝히며, 대선 주자들보다는 국회가 주도해야 한다고 방점을 찍었다.
그는 우선, 개헌 논의에 소극적인 민주당을 향해 "민주당에 최소한 반 이상의 국회의원들이 개헌에 찬성할 것이다. 그런데 '찍'소리도 못하고 있다"며 "가장 강력한 대선후보가 이대로 가자, 제왕적 대통령제를 계속하자 이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시민 혁명으로 대통령을 끌어내렸는데 체제는 그대로 가자는 것이냐"며 "개헌에 사실 끝이 없다. 그러나 중요한 국정 개헌에 대한 지표만 확정이 되면 개헌은 단시일 내에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해 빨리 개헌을 완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뭐 대선 앞두고 무슨 개헌이냐고 하는데 맞다, 현실적으로 힘들어졌다"면서도 "개헌 얘기가 넉달이 되지 않았냐. 개헌 하고도 남았다. 합의하기 나름"이라고 말해 의지의 문제임을 강조했다.
특히 "대통령이 된 사람이 국회에서 개헌특위를 막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나 결의를 해서 대선이 이뤄지고 나서도 그 다음 대통령이 개헌을 막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현안을 논의한 두 사람은 연정과 개헌에 대해 시각차를 분명히 드러냈다.
두 사람은 대구의료첨단복합단지를 방문한 뒤 천안으로 이동해 당 최고위원 및 당직자들과 정치연수를 통해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