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들 자문단 경쟁, 매머드 vs 슬림화…승자는?

문재인·안철수, 대규모 vs 안희정·이재명, 소수정예

(왼쪽부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조기대선이 가시권 안으로 들어온 가운데 야권 잠룡들이 전문가 지지·조언그룹인 자문단을 속속 공개하며 경쟁에 나섰다.

후보별로 자문단 발족의 목적과 활용에 차이가 있는 만큼 그 형태도 다양한데, 이런 후보별 자문단의 특색이 대선레이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 문재인, 8백여 명 '국민성장' vs 안철수, 7백여 명 '전문가광장'

대선후보들 간 자문단 경쟁에 불을 댕긴 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문 전 대표는 지난해 10월 전문가 8백여 명이 모인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을 꾸린데 이어 최근에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장차관 60여명으로 구성된 국정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와 전직 외교관 20여명이 포진한 외교자문단 '국민아그레망'을 공개하며 세몰이에 나섰다.

각 분야 전문가 지지모임인 '더불어포럼' 등 외곽조직도 속속 공개하고 있다. 특히 지난 22일 공개된 국방·안보 전문가 180여명이 모인 문 전 대표의 지지그룹 '더불어국방안보포럼'에서는 군 장성들이 일각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문재인의 안보관'에 대한 공개지지에 나서며 '군(軍)의 장막'을 치기도 했다.


후발주자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도 23일 전문가 7백여 명이 합류한 자문단인 '국민과 함께하는 전문가광장(전문가광장)'을 출범시키고 문 전 대표에 대한 추격에 나섰다.

전문가광장은 안 전 대표에게 분야별, 지역별로 각종 정책 발굴 및 자문 역할을 할 계획이고, 안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과도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정책 보완을 해나갈 예정이다.

잠룡들이 연이어 매머드급 자문단을 공개하는 것은 조기 대선에 따른 국정 혼란을 우려하는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자신이 준비된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표가 "이번 대선은 인수위라는 과정이 없기 때문에 잘 준비돼 있지 않으면 다음 정부는 실패할 것"이라며 연이은 자문단 발족과 함께 자신이 준비된 후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런 목적으로 해석된다.

안 전 대표 역시 이날 전문가광장 창립대회에서 "일자리정책과 교육정책, 안보정책 등 3가지 중요정책은 여기 계신 전문가분들과 아주 오랜 시간, 길게는 5년에 걸쳐 열심히 토론하고 함께 만들어간 공약"이라며 "전문가광장과 함께 함께 잘 사는 정의로운 대한민국, 평화로운 한반도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밝혔다.

◇ 안희정, 50여명 '홈닥터' vs 이재명 '이름만 올리는 자문단 NO'

소수정예 자문단을 운영하며 기민한 정책적 대응에 나서는 캠프도 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외교·안보·경제·사회 등 전문가 50여명을 모아 '홈닥터'라는 자문그룹을 운영하고 있고 이재명 성남시장 역시 조만간 정책자문단의 면모를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안 지사는 홈닥터의 명단을 공개하기 보다는 분야별 정책공개 과정에서 이를 주도한 홈닥터를 공개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수백 명의 자문단이 정책적 자문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일부 후보들이 전문가 줄 세우기를 하고 있는데 후보와 정책적 비전과 철학을 공유한 전문가들이 정책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 역시 대규모 자문단 발족에는 부정적이다.

이 시장은 지난 16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인적자원을 엄청 가진 쪽이 국정운영을 잘할 것이라는 것은 환상"이라며 "누가 세력이 많으냐, (정치적) 유산을 가졌느냐가 아니라 후보 개인의 역량과 철학, 의지가 검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 측 역시 "이름만 올려놓는 자문단이 아니라 본인들의 연구결과를 정책화하고 자문해온 전문가들이 있다"며 "조만간 이 시장에게 정책적 자문을 할 전문가그룹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