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차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는 국제사회의 문제이기도 하나 구체적으로는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정남 피살 사건이 발생해서, 말레이시아 당국에서 관련 사실을 완전히 평가해서 발표하게 되면,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와 관련해서도 미 의회 차원에서 새로운 동력이 형성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당연히 한국 정부로서도 미측과 필요한 협의를 하고 상황에 따라서 저희가 할 수 있는 협의를 주도적으로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987년 대한항공(KAL)기 폭파사건 이듬해인 1988년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렸으나,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북한과의 '핵 검증' 합의에 따라 2008년 11월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했다.
이후 오바마 행정부는 핵무기 개발과 직접 연관이 없는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오는 27일부터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34차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의에서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을 지적하며 김정남 피살 사건을 거론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임 차관은 중국이 김정남의 신변을 보호하지 않은 것이냐는 질문에 "자세한 사항을 말씀드리기는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쿠알라룸푸르에서 김정남이 아무런 보호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사건을 당했기 때문에 말씀하신 추정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중국이 지난 18일 북한 석탄 수입 잠정 중단을 발표한 것에 대해선 김정남 피살 전부터 준비한 것으로 판단하며 사건과의 관련성에 부정적인 관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