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비교될라…국민의당 대선경선 딜레마

민주 150~200만 목표에 수치상 비교 불가피, 주자별 해법은 제각각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입당식에 앞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우측부터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국민주권개혁 손학규 의장, 국민의당 안철수, 천정배 전 공동대표, 무소속 이찬열 의원,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 (사진=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선거인단 모집이 한창인 가운데, 이제 막 룰 협상에 돌입하는 국민의당의 고심은 한층 깊어지고 있다.

완전국민경선을 채택한 민주당이 선거인단 200만명을 목표로 온·오프라인 상에서 전투적으로 모집에 나서고 있어 국민의당이 곧바로 수치상 비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신생 정당으로 오랜 역사를 축적해온 민주당에 비해 당원수나 지지자 규모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전체 당원은 대략 18만명에 불과하며 국민경선을 채택해 일반인들에게 선거인단을 개방한다고 해도 규모는 30~40만명 규모를 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비해 민주당은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선전으로 관심이 증폭되면서 선거인단 모집 엿새만인 20일 오후 50만명을 돌파했다.

민주당에서 흥행에 성공해 150~200만 정도 선거인단이 모인다면, 수치상으로 국민의당과 5배 정도 차이가 나는 셈이다.

'더 나은 정권교체'를 표방하며 민주당과 각을 세우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선거인단 규모가 명백히 비교된다면 당과 후보들 입장에서는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는 국민의당 지도부 뿐 아니라 각 캠프에서 공통적으로 인식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국민의당 대선기획단 관계자는 "당원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선거인단 모집 사이즈가 비교되는 것은 당으로서는 아프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민주당과 선거인단 수치 비교가 불가피한 상황 속에서, 어떤 식으로 해법을 찾을지는 주자별 셈법이 제각각이다.

당 관계자는 "각 주자별로 선거인단 모집 방식이나 완전국민경선제에 대한 생각도 달라 룰 협상에서 첨예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 (사진=자료사진)
우선 안철수 전 대표 측은 '본선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19일 경기도 안산시 해양경비안전센터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어쨌든 제일 중요한 것은 본선에서 이기는 것"이라고 대원칙을 내세웠다.

이에 따라 안 전 대표 측은 룰 협상 과정에서도 본선 경쟁력에 대한 평가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당 지지기반이 약한 손 전 대표 측은 '열린 경선'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이다. 다만 모바일 투표는 반대 입장이 확고하다.

손 전 대표 측 최원식 전 의원은 "완전국민경선으로 가되, 공정하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미국식 현장투표를 검토해야 한다"며 "우리 방식대로 현장 중심의 깨끗한 선거를 치르면 된다"고 말했다.

모바일 투표에 대해선 "해외 선진국에서도 투표의 4대 원칙이 전혀 지켜지지 않는 모바일 투표를 쓰지 않는다"며 현장투표 위주의 공정성을 강조했다.

한편, 각 캠프에서 룰협상에 나설 대리인들을 내부적으로 확정했으며 이르면 21일부터 협상을 시작할 전망이다.

안철수 전 대표 측에는 김철근 캠프 대변인, 손학규 전 대표 측에는 윤석규 전략특보, 천정배 전 대표 측에서는 부좌현 전 의원이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룰 협상이 시작되면 완전국민경선제 도입 여부와 모바일 투표 채택 여부, 선거인단 모집 방식 등을 두고 주자들간 신경전도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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