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침몰과 위기의 한국 해운업…'신뢰 회복'이 살 길

한진해운이 17일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국내 1위, 세계 7위의 해운사인 한진해운이 17일 사망선고를 받고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한국 원양 해운업의 시초이자 40년 전통의 한진해운 파산은 현재 국내 해운업이 처한 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현재 한국업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신뢰 상실'이다.

한국 해운업은 지난해 9월 1일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세계 시장 화주들에게 신뢰를 잃었다.

'물류대란'이라는 엄청난 혼란에 대한 대비도 없이 갑작스레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바람에 한진해운을 이용했던 화물이 세계 곳곳에서 발이 묶인데다 그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화주들이 입었기 때문이다.


한국선주협회 조봉기 상무는 "해운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지 못한 채 법정관리로 갈 경우 대혼란이 올 지를 인식하지 못한 정부와 금융기관이 판단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조봉기 상무는 그러면서 "해운업계 관계자로서 한진해운 파산을 지켜보는게 가슴 아프지만, 한국 해운업 재건을 위해 전 세계 화주들에게 신뢰를 다시 쌓아가는게 지금 우리들의 숙제이고 해야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위기와 침체에 빠진 한국 해운업이 다시 신뢰를 얻고 재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현재로서는 정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양대 국적선사 중 하나였던 한진해운은 침몰했고, 남아있는 현대상선은 체력이 많이 고갈된데다 글로벌 해운시장은 여전히 침체 속에 있어 그야말로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도 한진해운이 파산 선고를 받은 17일 "한진해운 파산에 따른 해운산업 피해를 최소화 하고,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뜻을 다시 강조했다.

정부는 일단 국적 1위 선사가 된 현대상선을 중심으로 해운업 경쟁력 회복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우선 한국선박해양을 통해 다음달 초까지 현대상선의 선박 10척을 매입하는 형태로 7200억 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현대상선은 향후 5년간 2000억 원 이상이 손익이 개선되고 5000억 원 이상의 추가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수년 내 국내 선복량이 한진해운 침몰 이전인 100만 TEU를 회복할 수 있도록 선대 규모를 키우기 위해 최대 20척의 선박 건조를 돕고 국적 터미널 운영사도 만든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현대상선을 중심으로 근해선사들이 결성한 이른바 토종 해운동맹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해운업계 안팎에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이라는 평가를 하면서도 현재 상태로서는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전문가와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우리나라 해운업의 현실과 침체에 빠진 글로벌 해운 시장을 고려해 볼 때 지금은 고갈된 체력을 내실있게 채워나가면서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는 게 가장 우선시해야 할 과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세계 해운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선 기초체력을 튼튼히 한 뒤 몸집을 불려야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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