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성택 처형 등으로 보호막 사라진 김정남, 결국 비극적 최후
- 2012년부터 유럽 국가로의 망명 원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 김정남의 호화 생활 씀씀이 감당해 줄 국가 없었기 때문
- "김정남과 타협하느니 차라리 제거하자" 건의했을 가능성
■ 방 송 : FM 98.1 (18:30~19:50)
■ 방송일 : 2017년 2월 15일 (수) 오후 18:30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 (세종연구소)
◇ 정관용> 김정남 암살 사건, 지금까지 들어온 소식 정리해 봅니다.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이세요. 정성장 실장님 안녕하세요?
◆ 정성장> 안녕하세요.
◇ 정관용> 일단 이거는 뭐 김정은의 지시 없이 누가 다른 사람이 했을 리는 없다. 대체로 이런 분위기인데 정 실장님도 그렇게 보십니까?
◆ 정성장> 맞습니다. 김정남이 북한의 다른 간부들하고 다르게 김정일의 피를 물려받았기 때문에 김정은의 지시라든가 적극적인 동의 없이는 그에 대한 암살이 이루어질 수가 없습니다.
◇ 정관용> 국가정보원장이 국회에 보고한 거 이미 5년 전에 이른바 스텐딩 오더가 내려진 바 있고 지속적으로 암살을 시도해 왔다, 그렇게 봐야 되는 거죠?
◆ 정성장> 그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2010년에 김정은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을 때도 김정남이 3대 세습에 반대한다 라는 그런 입장 그러니까 김정은으로의 권력 승계에 사실 반대하는 입장을 피력을 했습니다.
일반 북한 간부였다면 처형됐을 수도 있는 굉장히 위험한 발언이었는데 김정남의 경우에는 김정일의 아들이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 당시에 그냥 묵인되고 있었던 거라고 볼 수가 있죠.
그런데 김정일도 지금은 사라졌고 그리고 그의 후견인이었던 장성택도 사라지고 김경희의 건강상태도 매우 좋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 김정남에 대한 보호막이 없던 상황에서 이런 비극적인 사태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정관용> 지금 뭐 속보가 계속 들어오는 거 보니까 용의자 1명은 이미 말레이시아 경찰이 체포했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최근 소식 정리해 주시겠어요.
◆ 정성장> 그분에 대해서는 사실 지금 섣불리 판단하기가 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으로서는 가령 공작원을 통해서 김정남을 암살하려고 했을 때 북한 여성이 아니라 현지 여성으로 위장을 해서 접근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거든요.
◇ 정관용> 지금 일부 보도는 베트남계 여성,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던데요.
◇ 정관용> 맞아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사람이 굉장히 보는 눈이 많은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공개적으로 독살을 했다. 왜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이목을 끄는 방식을 선택을 했을까. 이건 혹시 의견이 있으십니까?
◆ 정성장> 김정남이 머무르는 저택 같은 경우에는 사실상 미국과 한국, 중국의 정보기관들이 거의 항상 24시간 감시하고 있다고 봐도 틀린 말이 아닐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김정남의 저택 근방에서 테러를 했다고 했을 때는 곧바로 잡힐 가능성이 있고요. 설마 김정남을 이렇게 백주대낮에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암살할까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바로 이런 허를 찔렀다고 볼 수가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렇군요. 부검 결과는 혹시 나왔나요?
◆ 정성장> 부검 결과는 제가 들은 바는 없는데 시간이 좀 걸리지 않겠습니까? 북한이 사용한 독약이 그게 말레이시아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그런 성질의 것일 수도 있고요. 그래서 좀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그동안 김정남은 지속적으로 망명 시도를 해 왔다 그러는데 맞습니까?
◆ 정성장> 지속적으로 망명 시도를 했다기보다는 2012년에 그때 진지하게 망명을 검토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시에 여러 소식통을 종합을 해 보면 김정남이 가장 가고 싶어 했던 곳은 유럽국가였다고 볼 수가 있어요.
본인이 스위스에서 유학을 했고 또 유럽 국가들이 북한하고는 적대적이지 않잖아요. 그런데 문제는 김정남이 김정일의 아들로서 굉장히 씀씀이가 헤프고 호화스러운 생활을 했는데 그가 망명한다고 했을 때 그동안 북한으로부터 받았던 물질적 지원을 해 줄 유럽국가들이 사실상 없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김정남이 북한 지도부에 대해서 아주 고급 정보를 갖고 있거나 유럽 국가들이 관심 갖고 있는 무기수출 같은 고급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 모르겠지만 그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유럽 국가로의 망명은 사실 성사가 안 됐고 미국의 경우에도 당시 김정남이 무리한 요구를 했기 때문에 협상이 결렬된 걸로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지금 김정은이 권좌에 오른 것도 이미 오래됐는데 그 사이에 김정남은 생활자금을 어디에서 갖다 쓴 겁니까?
◆ 정성장> 그동안 장성택이 살아있을 때만 하더라도 장성택을 통해서 김정남의 생활비가 지원이 되었다고 볼 수가 있고요. 장성택이 처형된 이후에는 김정남도 상당히 많은 자금 압박을 받지 않았을까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장성택 처형 이후에 김정남을 본 사람들이 많지가 않잖아요. 그만큼.
◇ 정관용> 행동이 위축됐군요.
◆ 정성장> 활동이 위축되었을 가능성이 있고요. 그러한 상황에서 김정남이 과거에 김정은에게 자신의 생활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을 해 달라. 그러지 않으면 망명할 수도 있다라고 협박을 한 적이 있는데 만약 김정남이 최근에 그런 식의 협박을 했다고 한다면 지금 북한이 굉장히 경제적으로 많이 위축돼 있는 상황 아닙니까? 국제사회의 제재 때문에.
그것 때문에 김정남하고 타협하느니 차라리 이번 기회에 김정남을 제거하자. 이런 식의 건의를 북한의 새로운 정찰총국이나 간부들이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 정관용> 말레이시아 경찰이 1차 수사를 쭉 하겠습니다마는 북한의 소행이다라고 하는 명백한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요?
◆ 정성장> 범인들이 잡혔어도 그 사람들이 묵비권을 행사하고 그러면 수사가 종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리고 독극물이 사용됐다 하더라도 이 독극물이 북한에서 사용되는 것인지 다른 국가들에서 사용되는 것인지 확인하는 데도 시간이 걸릴 수 있고요. 그래서 북한의 소행을 입증하는 데에는 시간이 소요될 걸로 예상이 됩니다.
◇ 정관용> 그런데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말레이시아 경찰이 이건 북한의 지시로 어떻게 어떻게 됐다라고 공개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정치적 변수가 있는 거죠?
◆ 정성장> 말레이시아로서는 북한과의 관계보다는 한국과의 관계가 더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들이 북한 소행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면 밝히게 되겠죠.
◇ 정관용> 확인하기까지 오래 걸릴 것이다, 이런 말씀이시죠.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실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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