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김인식 감독은 "한달 정도만 더 있으면 좋겠는데"고 말할 정도로 3월초 개막하는 대회까지 준비 기간이 짧다고 느낀다. 그렇다고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무턱대고 강행군을 펼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흔히 말하는 'WBC 후유증'이 대표팀에게는 부담이다. 선수들이 부상없이 건강하게 대회를 마치고 소속팀에 돌아가 정상적으로 KBO 리그를 치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13일부터 일본 오키나와현 우루마시 구시카와 구장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WBC 대표팀의 화두는 부상 방지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하지만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는 부상없이 캠프를 마치는 것이다.
김인식 감독은 "아무래도 투수에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다. 뛰다 아프고 던지다가 아프고 그럴 수 있기 때문에 부상없이 던지게 하면서 컨디션을 대회 때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또 컨디션이 좋았던 투수가 대회를 앞두고 나빠질 수 있어 그런 부분도 조정해야 하는데 그게 가장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송진우 대표팀 코치도 "절대 부상이 있으면 안된다. 소속팀에게도 미안한 일이기 때문에 김인식 감독님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인식 감독은 대표팀 투수들의 불펜 피칭 일정을 선수와 코치가 상의해 결정하도록 했다. 일정을 강요하지 않는다.
야수들의 훈련 시간도 길지 않다. 훈련 첫날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40분까지 그라운드에서 공식 훈련을 진행했고 이후 훈련 여부는 선수 자율에 맡겼다. 또 3일 훈련 뒤 휴식, 다음주로 예정된 연습경기 이후에는 하루 휴식 등 비교적 여유롭게 일정을 편성했다.
이처럼 코칭스태프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나 선수들이 나태하다는 느낌은 없다. 아마도 태극마크의 무게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 몸을 잘 만들어 왔다"고 입을 모으는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강요를 하지 않는 대신 선수들에게 책임감을 강조하고 있다. 첫날 공식 훈련 시간이 지나고도 평소 훈련량이 많지 않았던 타자들이 남아 배팅을 계속 했고 14일에는 6명의 투수가 불펜 피칭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