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 액션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의 주인공은 두 여성이다. 국가안보국 비정규직 댓글 요원과 독보적으로 거친 매력을 자랑하는 형사, 두 사람은 전혀 다른 목적 아래 국가 예산 환수를 위해 공조 수사에 나선다.
대략적인 소개만 봐도 남배우들이 독식하는 충무로 액션 영화판과 정반대 지점을 택한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연출을 맡은 김덕수 감독은 13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비정규직 특수요원' 제작보고회에서 "국내에는 여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를 보면 대체로 잔잔한 드라마 영화들이 많다. 이와 다르게 여배우들이 중심이 된 장르 영화를 해보고 싶었다. 여배우가 아니라 배우인 두 여성이 우정을 나누고, 액션과 코미디도 함께 있는 영화"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강예원이 맡은 국가안보국 비정규직 댓글 요원 장영실 역은 취업 문제는 물론 지난 대선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국정원(국가정보원) 댓글 공작 사건을 연상시킨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부를 축적하면서 직업에서도 계급과 계층이 만들어지고, 불합리한 것들이 생겨났다. 그런 것들을 비꼬는 블랙코미디를 만들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강예원은 자격증 22개에 비정규직 경력만 15년인 '찌질한 청춘'을 그려내기 위해 모든 망가짐을 불사했다. 난해한 패션 센스는 물론이고, 심한 곱슬머리와 까무잡잡한 피부 그리고 커다란 안경까지 갖췄다.
강예원은 "관객들에게 새롭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준비했다. 머리도 실제 저렇게 만들었고, 파운데이션 또한 흑인 피부톤에 맞는 것을 사용했다. 의상과 소품 모두 빈티지 가게에 가서 고른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본인이 직접 생각한 영화의 '메시지'를 밝히기도 했다.
강예원은 "'정규직 돼야 해요'라는 대사에 영화의 모든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기업이나 정부 등에서 비정규직이나 계약직에 좀 더 관심을 두고 안정적인 비전을 마련해줬으면 한다. 배우도 따지고 보면 비정규직이다. 우리 영화가 그런 분들의 처우 개선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거친 형사 나정아 역의 한채아는 액션 연기와 욕설 연기에 무엇보다 공을 들였다.
그는 "욕을 즐겨하지 않아서 연기가 어색할까봐 걱정이 많았다. 대사의 반 이상이 욕이라 이왕이면 잘하고 싶은 마음에 연습을 많이 하긴 했다"고 회상했다.
액션 연기는 대역 배우 없이 직접 소화하고 싶은 마음에 고강도 트레이닝을 받았다고.
한채아는 "엄지손가락이 아직도 잘 꺾이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촬영에 임했다. 그래도 더 철저하게 준비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무섭고 걱정되는 순간도 있었지만 관객들이 저를 몸을 쓸 줄 아는 배우로, 액션을 잘하는 배우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비정규직 특수요원'은 보이스피싱에 털린 국가안보국 예산을 되찾기 위해 댓글 요원과 형사가 합동 수사를 벌이는 코믹 액션물이다. 오는 3월 16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