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에 '왕따' 당한 영화인들의 블랙리스트 증언록

7일 오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문화계 블랙리스트 부역자 김세훈 영화진흥위원장, 서병수 부산시장, 사퇴 및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1,052인 영화인 선언' 기자회견에서 영화인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영화인 1000여 명이 블랙리스트 사태에 맞서기 위해 뜻을 모았다.

7일 서울 종로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문화계 블랙리스트 부역자 김세운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서병수 부산시장 사퇴 및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영화인 선언'에서는 각종 블랙리스트 증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부산국제영화제 프로듀서부터 류승완 감독까지, 영화인들의 발언을 정리해봤다.

◇ 부산국제영화제 남동철 프로듀서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에 대해 지원을 중단하는 문제가 아니다. 2년 정도 우리가 싸워왔는데 순진했었다. 공동위원장 체제로 가면 멈출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나 굉장히 집요하게 보복을 해왔다. 결국 관련 인사 4명이 재판을 받았는데 조직폭력배들이 할법한 보복 행위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영화제가 한국영화계 절반만 참여해 기형적 형태로 진행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누가 탄압을 했고 어떻게 보복했는지 정확하게 진상 규명을 해야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 '시네마달' 김일권 대표

"'다이빙벨' 사태 이후에 반정부적인 영화를 상영했다는 이유로 예술영화관들에 대한 탄압이 있었고, 실제로 지원이 끊겼다. 김세훈 위원장 취임 시기가 2014년 12월이니 실질적으로 독립 영화를 탄압하고 그런 정책을 집행했던 범법자이자 책임자라고 생각한다. 지시 사항을 따르지 않은 문화체육관광부 실무자들이나 영화진흥위원회 직원들은 좌천되거나 징계를 받기도 했다. 그래서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7일 오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문화계 블랙리스트 부역자 김세훈 영화진흥위원장, 서병수 부산시장, 사퇴 및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1,052인 영화인 선언' 기자회견에서 류승완 감독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 '베테랑' 류승완 감독

"감독들이 가장 이 사태를 가장 심각하게 느끼는 지점은 국가가 개인의 생각을 통제하려 한다는 것이다. 자유롭게 얽매이지 않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의 재산이다. 블랙리스트는 최근 몇년 간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2010년에 '부당거래'라는 영화로 문화원이 지원 혹은 주최하는 영화제를 나갔을 때 담당 프로그래머들이 곤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블랙리스트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놀랍지는 않았다. 결국 국가가 주도해 왕따를 시키는 상황인데 이것을 지나친다면 국가가 개인을 통제하고 억압하게 되리라 본다.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는, 제대로 된 처벌을 원한다."

◇ '인디스페이스' 안소영 사무국장

"영화진흥위원회는 상영관에 대해 검열했다. 2007년 시작된 사업이 2010년부터 파행을 거듭했고, 아리랑 시네센터와 인디스페이스가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것이 특검에서 밝혀졌다. 이번 정부 4년 동안 진행된 사업안과 결과만 봐도 영화진흥위원회 사업은 검열 논리로 진행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4년에 인디스페이스는 사업평가에서 가장 큰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받았지만 2015년에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자가당착' 등 정부 비판적인 영화를 상영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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