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장관은 21일 오후 2시 36분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해 '현직 장관으로서 첫 구속된 심경은, 이제 혐의 인정하는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전날과 같이 입을 굳게 다문 채 조사실로 향했다.
함께 구속된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특검에 나오지 않았다.
현직 장관 재직 중에 최초로 구속된 조 장관은 이날 오전 사퇴 의사도 표명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런 사태가 빚어진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조 장관의 사표를 신속히 수리한다는 방침이다.
특검은 조 장관을 상대로 박 대통령이 블랙리스트 작성·관리를 지시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특검은 지난 18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조 장관과 김 전 실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영장에는 '문화예술인 정부 지원 배제 명단(블랙리스트)은 2014년 5월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란 점이 적시됐다.
이들은 이날 새벽 3시 48분쯤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두 사람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서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모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전 실장은 2013년 8월부터 2015년 2월까지 대통령 비서실장을, 조 장관은 2014년 6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재직하면서 반정부 성향의 예술인들을 일명 '좌파'로 몰아 각종 정부 지원에서 배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받고 있다.
특검은 블랙리스트가 김 전 실장의 지시로 정무수석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실에서 작성돼 교육문화수석을 거쳐 문체부에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블랙리스트 관련 윗선의 지시를 받고 이행했다는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과 정관주 전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 등은 구속된 상태다.
한편, 특검은 네 번째 소환에도 응하지 않은 '비선실세' 최순실씨(61)씨에 대해서는 이날 중으로 체포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최씨는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최씨의 딸 정유라(21)씨의 이화여대 입학 관련 비리를 수사하는 특검 입시비리팀에 '강압수사'라는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