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사람은 철거 대상 아냐" 용산참사 8주기 백서발간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서울시가 용산참사 8주기를 맞아 '용산참사 백서'를 발표하고 오는 2020년 용산참사가 발생했던 용산4구역 내에 '용산참사 전시관'을 건립하겠다고 19일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용산참사 백서'를 발간하며 "사람은 결코 철거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다시는 되풀이되지 말아야할 가슴아픈 사건인 용산참사를 기억하고 역사적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용산참사'는 지난 2009년 1월 20일 용산4구역 재개발 현장 내 건물을 점거해 세입자 보상을 요구하는 주민과 전국철거민연합회 회원들을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 6명이 사망하고 23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백서발간후 유가족들과 기념촬영.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19일 오전 9시30분 대회의실에서 박원순 시장과 용산참사 유가족, 용산참사 기억과 성찰 위원회 위원, 참여 작가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용산참사 백서 발표 및 전시회'를 열었다.

서울시청 1층 로비에서 25일까지 7일간 열리는 전시회는 백서 내용과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노순택 작가를 비롯해 총 5명의 예술가들이 용산참사와 관련해 그 동안 선보인 작품 30여 점을 함께 전시한다.

오는 2020년 건립되는 '용산참사 전시관'은 민간사업자로부터 기부채납 받아 짓는 공공청사 1층에 약 550㎡ 규모로 들어선다.

'용산참사 전시관'의 핵심 콘텐츠가 될 백서 '용산참사, 기억과 성찰'은 2년여 간의 작업을 통해 용산참사가 발생하게 된 구조적인 원인과 수습과정, 참사 이후 변화상을 240여 장으로 기록했다.

서울시는 1만여 페이지에 달하는 검찰수사기록 및 판결문, 소송 및 각종 인허가 서류, 9천여 장의 영상‧사진자료, 학술지 및 출판서적, 언론보도 등 용산참사와 관련된 자료를 광범위하게 수집‧검토하고, 50여 명이 넘는 관계자와의 심층 인터뷰, 용산4구역 세입자 설문조사 등을 통해 객관적이고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해 백서에 담아냈다.

서울시는 '용산참사 전시관'에 백서를 비롯해 사진, 조각, 그림 등 용산참사와 관련된 다양한 예술작품을 전시해 용산참사를 기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갈 예정이다.

서울시는 용산참사 백서를 통해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기존의 정비사업을 성찰하고, 앞으로의 정비사업에 대한 새로운 정책 비전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세입자가 보상과 철거의 대상이 아닌 주거권과 영업권의 주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세입자 보상 기준일 확대, 상가세입자 손실 보상금 현실화, 세입자 보상시 조합의 협상재량권 부여, 공공임대사업장 확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사진=서울시 제공)
또, 정비사업 과정에서 세입자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세입자 조사 기준 강화, 인권영향평가 제도 도입, 클린업시스템 정보공개 강화, 공공지원제 적용기준 확대 등 절차 및 정보공개개선 방안 등을 제안했다.

서울시는 앞으로 관련법과 지침 등을 개정해 제안내용을 실행에 옮길 예정이다.

용산참사 백서는 서울도서관 등에 비치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도시재생본부와 서울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전자책으로도 열람 가능하다. (도시재생본부 홈페이지 주소 : http://uri.seoul.go.kr 서울도서관 홈페이지 주소 : http://lib.seoul.go.kr)

박원순 시장은 "용산참사의 근본적, 구조적 원인을 살피고 따져서 발본색원하고 대책을 마련해 실천하는 것만이 용산참사 같은 비극이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길이고, 그것이 바로 서울시가 용산참사 백서를 만들게 된 이유"라며 "사람은 결코 철거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서울시는 개발을 위해 사람들의 삶터와 일터를 대책 없이 파괴하고 철거하는 과거의 개발방식과는 결별, 사람 중심의 도시재생의 길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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