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 "전북과 적극 소통할 터"

경질 요구 송하진 지사와도 면담, 관계개선 주목

일련의 사업추진 과정에서 대립각을 세우는 전라북도와 껄끄러운 관계에 놓였던 새만금개발청이 적극적인 소통과 지역업체 우선 배려 등을 내세우며 관계개선에 나섰다.

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은 17일 전라북도 기자실을 찾아 "소통부재와 일부 오해로 인해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있었던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전라북도는 물론, 도민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주요 현안들을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청장은 전북지역 건설업체들의 원성을 샀던 저조한 새만금 공사 참여율을 한층 끌어올리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기자회견에 앞서 이 청장은 전북지역 건설업체 대표들과 면담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정대영 대한건설협회 전라북도회 회장은 "새만금 남북 2축 2단계 공사에는 전북업체가 30%이상 참여할 수 있도록 우대기준을 조속히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정 회장은 "새만금개발청에서 발주하는 새만금 동서 2축 공사는 지역업체가 15% 참여하는데 그쳤고, 최근 발주한 새만금 남북 2축 1단계공사에도 0~18% 참여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 회장은 "새만금개발청과 대조적으로, 한국농어촌공사는 방수제 공사를 국제입찰로 발주하면서도 지역업체가 30%~40% 참여하는 성과를 이룬 것은 발주관서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병국청장은 "새만금 사업에서 전북지역업체가 30%이상 참여 할 수 있는 우대 기준을 만들어 기획재정부, 행정자치부 등과 적극 협의해 나가는 한편, 전북업체의 참여를 위해 대형업체를 대상으로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역할을 잘 수행했다고 말하진 않겠지만, 새만금 개발에 관한 주무부서로서 기능과 역할에 한계를 느꼈다"며 국책사업으로 추진되는 새만금사업에 대한 정부차원의 특단의 대책마련 필요성을 역설했다.

새만금개발청이 국토부 산하 외청이다보니 새만금개발과 연계된 다양한 정부 부서와의 업무 연계나 진척이 일원화돼 있질 않아 사업 하나하나를 추진할 때 마다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것.


이는 당연히 새만금 사업 진행 속도가 예정보다 턱없이 느린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새만금개발청사 이전과 관련해서는 2월 말까지 '청사 이전 추진위원회'가 후보지 평가를 완료한 뒤 이를 토대로 조속한 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2023 세계 잼버리대회 유치를 위해 전라북도 등과 공조해 야영지 조성과 교통 인프라 구축을 위한 국비확보 등에도 적극 나선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비지니스하기 좋은 산업용지 공급, 한중 경협단지 성과창출 기반마련, 신재생 에너지 클러스터 조성, 누구나 가고싶은 새만금 조성, 접근설 제고를 위한 기반시설 구축, 글로벌 투자환경 조성 등 2017년 주요업무 추진 계획도 발표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 청장은 송하진 전북도지사와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송 지사는 "지역민들의 바람을 이해하지 않고 단순한 현행제도에 따라 행정행위를 하는 것은 지역의 민심에 반하는 행정행위"라고 짚었다.

송 지사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전라북도의 유일한 희망이 바로 새만금인데 자그마치 30년이라는 세월을 보내고 있다"고 말한 뒤 "새만금사업은 지역민과 공감해야 성공할 수 있는 만큼, 전북의 입장에서 생각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이병국 청장은 "앞으로 사업 추진에 있어 이런 부분들을 충분히 검토해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송 지사는 말미에 "말은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고 그것에 얽매일 필요는 없으며, 더 이상 얘기하는 것은 서로의 변명이 될 수 있으므로 마치는 것이 좋겠다"며 서둘러 면담을 마무리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지난해 11월 이병국 청장의 경질을 공식적으로 요구한 송 지사의 심정에 아직도 '각'이 서 있다는 분석이다.

당시 송 지사는 "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은 7년이나 새만금 관련 일을 하고 있지만, 전북에 이익이 되는 새만금사업에는 소극적"이라고 평가하며, "매너리즘에 빠져 발상의 전환을 하지 못하는 만큼 경질까지 분위기를 잡아가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많은 부분들이 바뀔 것이니 지켜봐달라"며 소통강화를 들고나온 이병국 청장의 신년포부가 소기의 성과로 이어져 전라북도와 관계개선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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