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10시부터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의 증언대에 선 최 씨는 오후 6시 30분쯤 퇴장했다.
최 씨는 박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전두환 시절에 핍박을 많이 받으시고 거의 가택에 계셨는데 그때 위로를, 편지로 많이 했다"며 "어렵고 힘들 때 도와줘서 인연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옆에서 챙겨 줄 다른 분들이 마땅히 없었고 본인이 필요한 개인적인 것을 해주실 분이 없었다"며 "나름대로는 충인으로 남고자 했는데 문제가 돼 정말 죄송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 중에는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이며 말을 잇기 어려워하기도 했다.
이어 안창호 재판관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최순실 씨는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최 씨는 "제가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 본인을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또 "제가 젊은 시절에는 존경했고 또 많이 좋아했고 그랬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엮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아들이 청와대에 근무한다'는 보도에 대해 답할 때도 최 씨는 "저는 아들이 없다. 어떻게 청와대에 근무하느냐"며 눈물을 보였다.
그러면서 "너무 터무니없어서 대한민국이든 어디서든 살 수가 없다"며 "산목숨인데 죽은 목숨과 똑같다. 너무 억울해서…"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 씨는 이날 박 대통령 측·국회 측 대리인단의 신문에 대부분 비아냥대며 답하거나 외려 언성을 높이며 따져 물었다.
청와대 출입 횟수 등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모르쇠로 일관했다.
특히 세월호참사 당일 자신의 행적에 대해서는 "어제오늘 일도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고, 고영태 씨와 관련한 진술에는 "완전히 조작된 것"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운영에 개입한 정황에 대해서는 "관여해도, 운영에 직접 관여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대통령이 '여론을 많이 듣고 한 번 보라'고 했다"면서 "선의로 도와드린 것"이라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딸의 초등학교 동창 부모가 운영하는 중소기업 KD코퍼레이션이 현대자동차에 납품한 과정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이 자료를 요구해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최 씨가 퇴장한 이후 같은 곳에서는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