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증언 최순실 "朴 존경…저는 충인 남으려" 울먹

"朴 전두환 시절 핍박, 그때 위로 편지 많이 해 인연됐다"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순실씨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순실 씨에 대한 신문이 8시간 30분 만에 종료됐다.

16일 오전 10시부터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의 증언대에 선 최 씨는 오후 6시 30분쯤 퇴장했다.

최 씨는 박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전두환 시절에 핍박을 많이 받으시고 거의 가택에 계셨는데 그때 위로를, 편지로 많이 했다"며 "어렵고 힘들 때 도와줘서 인연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옆에서 챙겨 줄 다른 분들이 마땅히 없었고 본인이 필요한 개인적인 것을 해주실 분이 없었다"며 "나름대로는 충인으로 남고자 했는데 문제가 돼 정말 죄송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 중에는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이며 말을 잇기 어려워하기도 했다.

이어 안창호 재판관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최순실 씨는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최 씨는 "제가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 본인을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또 "제가 젊은 시절에는 존경했고 또 많이 좋아했고 그랬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엮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아들이 청와대에 근무한다'는 보도에 대해 답할 때도 최 씨는 "저는 아들이 없다. 어떻게 청와대에 근무하느냐"며 눈물을 보였다.

그러면서 "너무 터무니없어서 대한민국이든 어디서든 살 수가 없다"며 "산목숨인데 죽은 목숨과 똑같다. 너무 억울해서…"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 씨는 이날 박 대통령 측·국회 측 대리인단의 신문에 대부분 비아냥대며 답하거나 외려 언성을 높이며 따져 물었다.

청와대 출입 횟수 등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모르쇠로 일관했다.

특히 세월호참사 당일 자신의 행적에 대해서는 "어제오늘 일도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고, 고영태 씨와 관련한 진술에는 "완전히 조작된 것"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운영에 개입한 정황에 대해서는 "관여해도, 운영에 직접 관여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대통령이 '여론을 많이 듣고 한 번 보라'고 했다"면서 "선의로 도와드린 것"이라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딸의 초등학교 동창 부모가 운영하는 중소기업 KD코퍼레이션이 현대자동차에 납품한 과정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이 자료를 요구해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최 씨가 퇴장한 이후 같은 곳에서는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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