쫙 편 닭의 가슴처럼 당당하라…서공임 민화전

<걸음, 다시금 또 앞으로> 50x70cm, 2016, 한지에 수간분채.
서공임 작가의 민화 중 '걸음, 다시금 또 앞으로'에 등장하는 닭을 보라. 날카로운 닭의 발톱은 단호하게 걸음을 단호하게 걸음을 내딛고 있으며, 앞으로 쭉 내밀어 편 닭의 가슴은 당당함을 상징한다. 소박해 보이면서도 화려한 닭의 꼬리는 넉넉한 인생을 의미한다.

'새 날을 밝히는 서공임 민화전'이 롯데갤러리 영등포점에서 개막했다. 닭띠 해를 맞아 서 작가의 닭그림 민화 40여 점이 선보인다.


서 작가는 닭의 의미를 동양만의 의미로 국한시키지 않으려 애썼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소리는 자유를 향한 외침이다. 새벽닭이 울기 전, 세 번 부정을 할 것이라는 예언은 믿음의 시작이다. 브레멘 음악대 수탉의 노래는 함께라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용기의 메시지이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울음소리는 어머니의 사랑이다. 피카소의 수탉은 전쟁의 아픔과 분노를 치유하는 평화의 상징이다." 라는 작가노트에서 볼 수 있듯이, 그 의미를 다양하게 확장하고 있다

<어떤 시선에서는 빛이 나오고>, 50x70cm, 2016, 한지에 수간분채.
"기쁨으로 채워져 넘쳐라"
"사랑하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걸음, 다시금 또 앞으로"
"새 날을 밝히다"
"그 향기는 내 어릴 적의 황홀, 국화꽃 향기였다"
"어떤 시선에서는 빛이 나오고"
"새벽에 천천히 문 여는 소리를 들으며"

위의 글은 모두 닭그림의 주요 주제, '관상가관', '부귀공명', '등과', '풍요다산' 등을 한글로 풀어 달은 서공임 민화의 제목이다. 민화의 현대화를 위해 제목부터 현대의 언어로 바꿨다.

닭 그림들 중에는 맨드라미를 함께 그리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맨드라미가 닭 머리에 볏(벼슬)과 흡사해 계관화(鷄冠花)라고 부르는 데서 연유된다. 닭과 맨드라미가 합치면 관상가관(冠上加冠)이 된다. 즉 ‘관 위에 관’이 있다는 뜻으로 되어 높은 벼슬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사랑하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50x70cm,2016,한지에 수간분채.
닭과 모란을 함께 그린 경우는 수탉이 하늘을 향해 크게 우는 모습으로 묘사해야 한다. 이것은 부귀공명(富貴功名)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수탉을 한자로 공계(公鷄)라고도 하는데 여기서 공(公)자와 운다는 뜻의 명(鳴)은 ‘功名’과 읽는 음이 같아 ‘공을 세워 이름을 널리 알린다’는 뜻으로 쓰인다. 여기에다 부(富)의 상징인 모란꽃을 더하면 ‘부귀공명’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전시기간 및 장소
1월 6일~2월 5일: 롯데갤러리 영등포점(백화점10층/02-2680-8888)
2월 8일~3월 5일: 롯데갤러리 안양점(백화점 7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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