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고검장의 동생이 육영재단에 취업한 때는 박지만씨 측 인물이 주도한 폭력 사태가 일어난 직후였다. 육영재단 전 핵심 관계자는 "동생 윤모씨는 형이 검사여서 보험성으로 취업이 됐다"고 밝혔다.
육영재단 강탈 배후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전 남편인 정윤회씨가 있다는 정황 등이 CBS노컷뉴스의 보도를 통해 드러나기도 했다.
4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윤 고검장의 동생 윤씨는 2009년 육영재단에 취업해 현재 사업팀장을 맡고 있다.
육영재단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복수의 관계자는 "2007년 11월 박정희 대통령 자녀 사이에서 벌어진 육영재단 폭력사태로 실질적인 주인이 바뀐 직후 직원들도 대폭 물갈이 됐다"면서 "새로 들어간 사람 중엔 윤 고검장의 동생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형이 잘나가는 검사여서 '잘 봐 달라'는 의미로 보험을 든 것"이라며 취업이 이뤄진 배경을 설명했다. 또 다른 인사는 "윤씨가 맡은 사업팀장은 육영재단의 요직"이라고 했다.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별도로 육영재단을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지만, 윤씨가 인터뷰를 거절하면서 만날 수는 없었다.
윤씨는 최근에 숨진 박지만 회장의 비서 주모씨와 비슷한 시기에 육영재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강탈한 육영재단을 확실히 '접수'하는 역할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 5촌 살인사건'의 피해자 박용철씨도 윤씨와 같은 사업팀장을 했었다.
육영재단 폭력 사태 배후로 최순실씨의 남편 정용회씨도 개입됐다는 증언이 나올정도로 지금의 육영재단은 '비선 실세'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 윤 고검장, 정윤회 문건.우병우 수사 실패...단순한 우연일까
또 육영재단 폭력 사태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임두성씨가 18대 때 박 대통령 몫으로 비례대표 공천을 받았고, 박근혜 대선 캠프에서 일했던 백기승 현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은 폭력사태 이후 2년 정도 지난 2009년 육영재단 임시이사로 위촉되는 등 박 대통령과도 연결지점이 적지 않다.
공교롭게도 윤 고검장은 우병우 비리 의혹 사건의 특별수사팀장을 맡았지만, 스스로 "송구스럽고 민망하다"고 말할만큼 빈손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우 전 수석을 기소도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우 전 수석과 19기 동기로 우 전 수석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수사를 시작한지 두 달이 지나서야 이뤄진 소환 조사 과정에서 우 전 수석이 팔짱을 끼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황제 소환' 논란만 일었다.
윤 고검장은 특히 우 전 수석과 2014년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에서 호흡을 마친 후 요직(대검 반부패부장)으로 인사발령을 받기도 했다. 우 전 수석은 민정수석으로 승진했다.
당시 검찰은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을 통해 밝혀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상의 가이드라인처럼, 문건 내용보다는 유출 쪽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하고 정씨에 대해선 '국정에 개입한 적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윤씨의 '보험성 취업'이 이런 수사과정에서 어떤 효력을 발휘했는지는 확인되고 있진 않다.
윤 고검장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 "동생이 거기(육영재단)에서 일하냐며 몇몇 지인들이 물어와 알게 됐다"며 "동생과는 명절때만 가끔 본다. 동생 부부가 사업에서 실패한 후 연락을 자주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동생이 언제 육영재단에서 일하게 됐는지 하는 내용은 전혀 알지 못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