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관심은 '끝판왕' 오승환(35 · 세인트루이스)의 발탁 여부다. 오승환은 해외 도박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 때문에 지난해 11월 발표된 명단에서는 빠졌다. 그러나 취임 전부터 오승환의 필요성을 언급했던 김인식 대표팀 감독이 강하게 그의 합류를 원하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발탁 가능성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있다. 반대 의견은 오승환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해외 도박에 대해 내린 KBO 리그 복귀시 한 시즌의 50% 출전 정지 징계를 아직 받지 않았다는 이유다. 속죄하지 않았으니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찬성 여론은 오승환이 해외 리그에서 뛰어 KBO 징계는 유명무실한 만큼 대표팀에서 나라를 위해 봉사해 속죄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오승환 역시 WBC 대표팀에 발탁이 된다면 기꺼이 현역 생활의 마지막 태극마크를 불사를 각오를 드러냈다.
하지만 오승환은 포기할 수 없는 카드다. 이미 이전 WBC 등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을 확인한 데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정상급 불펜으로 거듭난 오승환이다. 가뜩이나 류현진(LA 다저스), 김광현(SK), 윤석민(KIA) 등 그동안 대표팀 주축이던 투수들이 부상으로 낙마한 대표팀으로서는 오승환마저 빠진다면 엄청난 전력 누수가 아닐 수 없다.
때문에 WBC 코칭스태프는 이번 기술위에서 오승환의 필요성을 다시금 강조할 전망이다. 지금부터 사전정지 작업을 해놓아야 오는 2월 6일 최종 명단 제출까지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 지난해 9월 6만7000여 명이 의견을 낸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설문 조사에서 '오승환 WBC 차출'에 대해 찬반 여론은 49.5%와 49%로 맞섰다.
▲'130km 직구' 배팅볼이냐, 신의 한 수냐
오승환과 함께 김인식 호의 모험수는 또 있다. 바로 '거북이' 유희관(31 · 두산)의 발탁 여부다. 유희관 역시 야구 대표팀의 뜨거운 감자였다.
유희관은 최근 대표팀 명단 발표 때마다 거론된 선수다. KBO 리그에서 수준급 선발로 인정을 받았지만 태극마크를 달지는 못했다. 2014년 아시안게임과 2015년 프리미어12 등이다. 이번 WBC 명단에도 유희관의 이름은 없다.
지난해까지 유희관은 4시즌 연속 10승 이상을 올렸다. 특히 2015년 18승(5패)에 이어 지난해도 15승(6패)의 빼어난 성적을 냈다. 현 WBC 대표팀 명단에서 유희관보다 많은 승리를 따낸 선수는 없다. 두산 동료 장원준만이 15승으로 같은 승수다. 4시즌 55승(27패)은 리그 최다다.
하지만 유희관은 느린 구속 때문에 그동안 대표팀에서 소외됐다. 최고 구속이 시속 130km 중반대인 유희관은 국제대회에서 통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김 감독은 "투수 선발은 리그 성적도 중요하지만 실전에서 통할 수 있는 구위를 갖고 있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라는 견해를 유지해왔다.
유희관의 발탁은 모험이 될 수 있다. 130km대 구속은 이른바 '배팅볼' 수준이다. 2014년 피홈런 3위(21개), 지난해 4위(23개)의 유희관이 자칫 WBC에서도 난타를 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유희관의 공은 느리지만 볼끝이 살아있다는 평가다. 영리한 볼 배합으로 허를 찌르는 데 능하다. 유희관을 상대한 타자들은 "어떤 때는 150km 공보다 빠르다"고 혀를 내두른다.
과연 김인식 호가 오승환과 함께 유희관까지 어떤 모험수를 택할까. 4일 기술위원회에 야구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또 다른 논란인 '음주 사고'를 일으킨 강정호(피츠버그)는 일단 명단에서 빠질 가능성이 적잖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