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불출석, 9분 만에 끝난 탄핵심판 첫 변론(종합)

5일부터 대리인단 출석으로 진행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3일 헌법재판소에서 본격적인 막을 올렸지만 정작 박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은 채 9분 만에 끝났다. (사진=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3일 헌법재판소에서 본격적인 막을 올렸지만 정작 박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은 채 9분 만에 끝났다.

법정에서 직접 소명 기회는 내던진 것이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자청하며 청와대 기자들에게 범죄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장외전'을 펼쳤던 모습과 대조된다.

헌재는 이날 오후 2시 대심판정에서 박 대통령 탄핵심판 첫 변론을 열었다.

박한철 헌재소장은 개정 직후 모두 발언에서 "이 사건이 우리 헌법질서에서 갖는 엄중한 무게를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대공지정(大公至正·아주 공정하고 지극히 바르게)의 자세로 엄격하고 공정하게 최선을 다해 심리하겠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의결돼 국정 공백을 초래라는 위기 상황임을 잘 알고 있다"며 "양측 모두 증거조사 등 사안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한 심판 절차에 계속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청구인 측은 소추위원인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소추위원단 소속 이춘석‧손금주‧박주민 의원, 황정근 변호사 등 11명의 대리인단이 출석했다.

피청구인 측은 이중환 변호사를 포함해 9명의 대리인단이 출석했다.


탄핵심판 절차는 피청구인 대통령이 탄핵소추 사유를 직접 반박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밝힐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출석하지 않았고, 오는 5일 2차 변론부터는 대리인단 출석만으로 심리가 가능하다.

박 대통령이 불출석하면서 소추위원이 박 대통령을 신문할 기회도 사실상 박탈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불출석 이유는 자신의 대리인단을 통해 입장은 충분히 전달하되, 소추위원 신문 과정에서 증거나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을 피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소추위원인 권 위원장은 첫 변론 직후 "(대통령은) 피청구인이기 때문에 탄핵 법정에서 모든 사실을 소상하게 밝히는 것이 예의임에도 불구하고 언론인들을 상대로 법정 밖에서 이러쿵저러쿵 얘기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기습적인'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나를 완전히 엮은 것"이라며 최순실 씨와의 공모 관계를 부인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 측 이중환 변호사는 신년 기자간담회를 대리인단과 사전에 상의한 적이 없다는 점을 밝히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박 대통령은) 출석하지 않을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4년 탄핵심판 때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불출석한 사실도 대리인단은 언급했다.

헌재는 2차 변론기일에서 이른바, '문고리 3인방' 가운데 안봉근‧이재만 전 비서관과 최순실 씨 측근인 윤전추‧이영선 행정관을 증인으로 불러 조사한다.

오는 10일에는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이 증인으로 채택된 상태다.

증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으면 강제 구인된다. 소환에 불응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앞서 헌재는 세 차례 준비절차를 통해 국회와 대통령 측 입장을 듣고, 쟁점과 증인 등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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