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대선개입 갈등 최고조…韓에도 불똥 튈라

오바마 대통령. (사진=자료사진)
미국 정부가 29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대선개입 해킹에 맞서 외교관 35명을 추방하는 등 초강경 보복조치를 취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날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해킹 사건에 대한 보복조치로 ▲외교관 추방 ▲공관시설 폐쇄 ▲개인과 기관 경제제재 등을 골자로 한 대(對)러시아 제재안을 발표했다.

미국이 러시아와의 심각한 외교마찰을 감수하고 초강경 보복카드를 꺼내 든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러시아의 해킹 수준이 미국의 민주주의 자체를 위협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에서 "이들 조치는 미국이 그동안 러시아 정부에 해왔던 사적, 공적 경고에 뒤이은 것"이라고 말해 이번 제재가 그간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측이 해킹을 지속함에 따라 내려진 불가피한 대응임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러시아 고위층의 지시로 해킹이 이뤄졌다"고 밝혀 사실상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겨냥했다.

미 정보당국은 앞서 미국 대선판을 뒤흔든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이메일 해킹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와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를 위해 비밀리에 협력했다고 결론을 내린바 있다.

미.러 갈등이 커지자 우리 외교부도 사태파장을 예의주시하며 긴장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동맹들도 러시아의 민주주의 개입 행위에 반대해야 한다"고 했는데 사실상 동맹국들도 대러 제재와 관련해 최소한 공동입장을 취해달라는 메시지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일단 사태추이를 지켜보면서 미.러 갈등이 미칠 영향을 검토해야 된다는 등 신중한 입장이다.

다음달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상황이다.

친러 행보를 보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미-러 관계가 반전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은 대러 제재와 관련, "더 크고 더 좋은 일로 넘어가야 할 때"라면서 오바마 행정부의 보복 조치를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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