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과징금 맞은 퀄컴 "공정위 결정, 사실과 다르다"

공정위 "통상문제에 영향 없다"

공정거래위원회 (사진=자료사진)
공정거래위원회가 글로벌 IT기업 퀄컴에 사상 최고 수준의 과징금과 특허권 남용에 대한 적극적인 시정명령을 내리자 퀄컴이 취소소송을 내겠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정위의 강력한 제재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자극해 한미 통상마찰 등 악영향을 끼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 공정위 퀄컴 제재…퀄컴 받아들이면 수익 모델 위협

공정위가 퀄컴에 사상 최대인 1조300억원의 과징금을 매기고 불공정한 특허권 남용에 대해 적극적인 시정명령을 내리자 퀄컴은 시정명령을 받아들일 없다고 의결서가 도착하는대로 취소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퀄컴은 수십년 이동통신업계에서 지속되고 인정되온 라이선스 관행에 제동을 건것에 대해 전례가 없고 수용할 수 없으며 과거 공정위 조사에서도 인정했던 라이선스 계약 구조를 문제삼는 것은 이해할수 없다는 입장이다.

퀄컴의 돈 로젠버그 총괄부사장은 "공정위의 결정은 사실과 맞지 않고, 시장 현실을 고려하지 않았으며 경쟁법의 근본적인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공정위 시정명령을 받아들이면 퀄컴은 특허우산이 약화되고 그동안 누려왔던 비즈니스모델 자체가 위협받아 특허료 등 매출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퀄컴의 표준특허 비중과 수익이 더욱 악화될수 밖에 없어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입장이다.

퀄컴은 표준특허를 CDMA의 경우 90% 이상을 보유했으나 WCDMA 27%, LTE 16%로 갈수록 비중이 크게 줄면서 사업 다각화 등을 고심하고 있다.

퀄컴의 전세계 모뎀칩셋 매출액과 특허 로열티 매출액은 연간 약 251억 달러이고 한국시장 매출액은 전세계 매출의 약 20% 내외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로열티 매출의 경우 삼성과 LG 등 국내 제조사로부터 받는 금액이 전체의 30%를 넘어 2조원대 중반으로 추산되고 있다.

공정위가 1심 법원 기능을 하기 때문에 퀄컴이 불복해 소송을 제기하면 대법원 최종 판결까지 2~3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사진=퀄컴 홈페이지 화면 캡처)
◇ 퀄컴 제재 한미FTA, 대미 통상 마찰 우려…공정위 "통상문제 영향없다"


심각한 문제는 퀄컴에 대한 제재가 한미 양국의 무역 분쟁의 불씨가 되거나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 등을 자극해 통상정책에 악영향을 끼칠수도 있다는 것이다.

퀄컴은 일치감치 이를 의식한 듯 공정위의 이번 조사와 결정이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위배된다고 절차상 문제까지 들고 나왔다.

한미 FTA 체결에 따라 미국 기업에 보장돼 있는 절차상 보호 조치인 사건 기록 접근권, 반대 신문권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도 이를 의식해 지난해 11월에 심사보고서를 퀄컴에 보내고 3차례에 걸쳐 의견제출 기한을 연장해줬고 올해 5월말에서야 의견서를 받았다.

또 대부분 1~2차례 전원회의로 마무리되는 다른 사건과는 달리 5차례 전원회의를 열었고, 4차 본안 심의 뒤 퀄컴이 뒤늦게 11월 동의의결 신청을 해도 2번의 전원회를 더 열어 신중히 결정하는 등 충분한 의견 개진 기회를 줬다.

하지만 퀄컴은 공정위가 기본 권리 보장을 제대로 해주지 않았다며 트집을 잡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자부와 재계 등은 대미 통상정책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가뜩이나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 대통령 당선자가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하며 우리나라에 통상압력을 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나온 강력한 제재여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에대해 공정위 신영선 사무처장은 "2년 반 동안 치밀하게 조사를 해 왔고, 우리뿐 아니라 미국이나 EU, 일본, 중국 등에서도 조사를 하고 있거나 제재한 문제이기 때문에 한미 통상 문제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상마찰로 번지는 것을 우려해 "퀄컴이라는 개별 기업에 대한 제재나 과도한 로열티를 받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표준특허기술과 칩셋을 볼모로 불공정한 사업모델을 통해 불공정한 경쟁을 하는 것을 바로 잡은 것"이라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

삼성이나 LG같은 국내 기업을 편드는 차원이나 통상 정책 문제가 아니고 법을 어기고 불공정하게 돈을 번 기업에 대해 원칙에 따라 제재를 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퀄컴 제재엔 삼성전자와 LG외에 애플과 인텔 등 퀄컴 때문에 피해를 입었던 미국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심사의견을 개진하며 퀄컴의 부당한 사업모델로 인한 경쟁제한 문제를 상세히 소명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다해도 이같은 미국기업을 무시하고 퀄컴 편만 들어주기도 어렵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