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 캐럴 뮤비에 연설문 고치는 '빨간펜 최순실'

(사진=윤종신 '그래도 크리스마스' 뮤직비디오 화면 갈무리)
가수 윤종신의 크리스마스 캐럴 뮤직비디오에 빨간펜을 들고 연설문을 고치는 비선실세 최순실과 회전목마를 타고 있는 그의 딸 정유라가 등장한다. 이 뮤직비디오 안에는 국정농단 사태, 촛불집회 등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2016년을 되돌아볼 수 있는 상징들이 가득하다.

지난 19일 공개된 '월간 윤종신' 12월호 '그래도 크리스마스'는 재즈풍의 크리스마스 캐럴로 위로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상식의 크리스마스'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번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내년은 상식이 통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다는 것이 윤종신 측의 설명이다. 가사는 아래와 같다.


"참 힘들었죠/ 올해 돌아보면/ 어쩜 그렇게도/ 그럴 수가 있는 건가요/ 잘했어요/ 참아 내기 힘든 그/ 용서할 수 없는 걸/ 다 함께 외쳤던 그 날들/ 정말 젠틀했던 강렬했던/ 뭘 바라는지 또 뭘 잃었는지/ 우린 모두 알고 있죠/ 하나하나 다시 해요/ 지금 내 옆 거짓말 못 하는/ 작은 꿈들로 사는 사람들/ 그들과 건배해/ 오늘은 그래도 크리스마스…"

뮤직비디오 역시 노래의 메시지에 걸맞게 만들어졌다.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뮤직비디오는 긴 터널을 지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터널의 끝에는 촛불이 있고, 그 촛불은 어느새 노란 리본으로 변해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한다.

이어 돈에 부서지는 '위안부' 소녀상, 구의역에서 일어난 청년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 자성의 포스트잇 물결을 빚어낸 강남역 살인사건, 경찰의 물대포에 쓰러진 뒤 수백일 만에 세상을 떠난 백남기 농민, 광장의 다양성을 상징하는 촛불집회의 이색 깃발들, 광화문을 가득 메운 촛불 인파 등 올 한 해 한국 사회를 관통한 사건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특히 '불통'의 청와대와 대비되는 '소통'의 광장, 빨간펜을 들고 대통령의 연설문을 고치는 최순실, 회전목마를 타는 정유라, 이대 시위에 이은 촛불집회, 검찰 앞에서 팔짱을 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대국민담화를 하는 박근혜 대통령 앞에 켜진 촛불, 입으로 바람을 불어도 꺼지지 않는 촛불 등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사태가 빚어낸 일련의 사건을 표현한 화면이 눈길을 끈다.

그 와중에도 집에서, 일터에서, 거리에서 충실하게 일상을 살아내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을 그린 장면은 보는 이들의 가슴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그리고 뮤직비디오는 "땅끝이 땅의 시작이다"라고 말하는 손석희 앵커의 모습으로 끝난다.

윤종신은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2016년의 뜨거웠던 겨울을, 우리가 함께 모여서 불을 밝히고 목소리를 내었던 그 희망의 열기를 떠올려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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