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우리 할머니> 동양화와 미술사를 공부한 25세 손녀가 89세 할머니의 시간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책이다. 사실 할머니의 이야기는 대단하지 않다. 하지만 할머니의 이야기에는 ‘나’ 혹은 ‘우리’가 있다. 할머니의 이야기는 80여 년 전 옛날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보다 조금 빨리 이 세상을 살고 있는 한 여성의 삶의 기억이다. 할머니의 이야기에는 역사가 있다. 그녀의 이야기에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역사의 또다른 모습이 담겨 있다. 미디어가 만들어낸 역사가 아닌, 개인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새로운 역사가 있다. 할머니가 전해주는 지난날의 이야기는 그동안 우리에게 공감하지 못했던 과거의 사건에 우리를 가까이 데려가준다.
책 속으로
내가 88세가 되던 지난해, 외손녀 여준이가 할머니의 어린 시절과 학창 시절, 신혼 시절 등 살아온 삶의 얘기를 듣고 미술작품과 책으로 기록하고 싶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망설였다. 구순을 앞둔 나이인데 머릿속에 무슨 기억이 남아 있을까? 뇌세포는 하나하나 죽어가고 있는데. 자신은 없었지만 용기 내어 인터뷰를 승낙했다. 그렇게 나는 88년 전으로 돌아가 두서없이 생각나는 대로 여준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모여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나오게 됐다. 이를 계기로 잊고 있었던 나의 지난 삶을 되돌아볼 수 있어서 감회가 새로웠다. (중략) 이제야 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한 인생이건만 몸이 내 맘 같지 않아 서글프다. 존경을 받고 감동을 줄 만한 이야깃거리가 없는 것도 부끄럽고 아쉽다. ‘그러나 지금 나는 행복하다!’
- ‘할머니의 글’ 중에서
할머니의 이야기 속에는 내가 있었다. 사실 할머니의 이야기라고 하면 진부한 ‘옛날이야기’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나 또한 옛날 옛적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게 됐지만 그 속에는 현재의 내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과거의 나도 있고, 미래의 나도 있었다. 어느 날 들은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연애 이야기 속에서 나의 연애를 찾기도 했고, 대학 시절 고민을 들으며 어제의 근심을 떠올리기도 했다. 또한 할머니의 어린 시절 철없는 이야기에 어린 나의 모습이 생각나 ‘내가 할머니를 닮았구나’
하며 웃음 짓기도 했고, 할머니의 결혼 후 이야기에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상상해보기도 했다. 할머니의 이야기는 단순히 80여 년 전 옛날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보다 조금 빨리 이 세상을 살고 있는 한 여성의 삶의 기억이다. 그녀의 이야기는 현재 나의 고민을 해결하기도, 과거의 나를 떠올리게도, 미래의 나를 기대하게도 하였다.
- ‘손녀의 글’ 중에서
정숙진(할머니), 윤여준(손녀) 지음 | 북노마드 | 280쪽 | 8,800원
성남고등학교 댓글쓰기 대회 글 모음집 <생각을 생각하자>. 댓글을 쓰며 성찰하고, 소통하고, 성장하는 성남고 학생들의 생생한 삶의 기록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입시 몰입 교육’의 시대를 살지만 다양하고 깊이 있는 생각을 하고 있는 이 시대 청소년들의 세계를 엿볼 수 있고, 나아가 댓글쓰기 대회를 통해서 얼마든지 생각하는 힘을 길러줄 수 있고, 이것이 글쓰기 능력을 제고시키는 길임을 확인할 수 있다.
김배균 , 권혁원 지음 | 작은숲 | 192쪽 | 14,000원
고등학생들이 직접 쓰고 공연한 연극 대본집 <연극, 소설을 만나다:청수고등학교 연극반 연극대본집>. 김동인의 '감자',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에서부터 양귀자의 '원미동 사람들', 김소진의'자전거 도둑'에 이르기까지 중고등학교 필독소설로 널리 알려진 문학 작품을 낭독극 대본으로 만들었다. 학생들은 이 과정을 통해 주제를 파악하고 시간과 공간적 배경을 이해하며 시대상을 읽어내는가 하면 공연의 특성을 고려하여 장면 구성을 하며 소설과 희곡의 차이를 체득하기도 했다. 특히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고 대본에 다 담을 수 없는 내용을 전하기 위해 각 작품을 '줄거리-등장인물-대본-함께 생각해 봐요-제 생각은요'의 구성으로 전개하였다. 책 뒤에는 국어시간에 연극 만드는 방법과 낭독극에 대한 이해를 돕는 자료를 실었다.
이인호 (엮음) , 차지훈 외 지음 | 작은숲 | 412쪽 | 16,000원
<호기심의 과학: 수식과 공식 뒤에 감춰진 살아 있는 물리학의 세계>는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유재준 교수가 일상의 자연스런 호기심을 과학적 사고방식으로 연결시켜 물리학의 핵심 개념을 알기 쉽고 정확하게 전달한다. 지난 십여 년간, 과학적 배경지식이 많지 않은 비이공계생을 대상으로, 수학을 되도록 사용하지 않고 설명했던 핵심교양 강의가 그 바탕이다. 학생들이 어느 부분을 모르고 있는지, 어떤 부분에서 혼란스러워하는지를 분명하게 콕 짚어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어, 과학적 사고방식을 체계적으로 익힐 수 있다. 현상에 대한 논리적 분석과 함께, 그렇게 생각하게 된 근거와 증거는 무엇인지를 밝히는 과정(How do we know? What is the evidence?)을 하나하나 밟아 나가면서, 복잡한 세상을 보다 단순하게, 하지만 보다 합리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과학적 사고의 새로운 프레임을 보여준다.
유재준 지음 | 계단 | 416쪽 | 20,000원
<정리의 신: 정리는 기술이 아니라 선택이야! >는 미처 생각하기는 어려웠지만 실천하기는 쉬운 정리 노하우가 소개되어 있다. 청소년은 물론 어른들도 무릎을 칠 만한 간단하면서도 유용한 비결, 그리고 상식을 깨뜨리는 일침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사춘기 청소년들을 위한 책이지만 누구에게나 유용하다. 정리법을 모른 채 나이를 먹고 지금도 고생하는 성인들, 날마다 방 정리를 놓고 자식과 씨름하느라 지친 부모들 모두에게 추천한다. 마지막 장에는 ‘가정 통신문. 부모를 위한 정리 지도법’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스기타 아키코 , 사토 고시 지음 | 윤수정 옮김 | 김그래 그림 | 돌베개 | 208쪽 |
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