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에 간첩 누명 벗은 목회자들

1975년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조작사건 피해자들 재심서 무죄

[앵커]

국정원 간첩조작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큰 화제가 되면서, 우리사회에서 국가권력에 의한 간접조작이 얼마나 많이 이뤄졌는지를 일깨웠는데요,

그 다큐에서도 언급됐었죠. 1975년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감옥살이를 했던 목회자 3명이 오늘(어제) 40년 만에 간첩 누명을 벗었습니다. 천수연 기잡니다.

[기자]

1975년 간첩혐의로 실형을 살았던 김명수(좌), 전병생(중앙), 나도현(우) 목사. 15일 오전 재심 선고공판에 앞서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목회자들과 함께 기도회를 갖고 있다.

유신정권 시절이던 지난 1975년 한신대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투옥됐던 김명수, 나도현, 전병생 세 목사의 간첩 혐의에 대해서 법원이 무죄판결을 내렸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세 사람이 가혹행위에 의해 허위 자백한 것과, 긴급조치 9호 위반 행위가 범죄성립이 되지 않는 점 등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간첩혐의를 뒤집어씌워 옥살이를 한 지 40여년 만에 법원의 판결이 뒤집힌 겁니다.


고문과 후유증, 정신적 고통 등 힘겨웠던 지난 시간을 떠올리며 목회자들은 무죄 판결에 기쁨을 나타냈습니다.

[인터뷰] 전병생 목사 / 1975년 유학생 간첩단 사건 피해자
"가족과 우리 조카들 형님들 너무나 주위사람들에게 힘들게 했는데 그래도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내리게 되니까 너무나 기쁩니다. "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은 유신정권에 반대하던 학생운동을 억압하기 위해 재일동포 유학생들을 간첩으로 몰고, 이들을 도왔다며 학생운동 가담자들을 간첩으로 잡아들인 사건입니다.

당시 중앙정보부 김기춘 대공수사국장이 이 사건을 지휘하며 사건 조작에 나섰습니다.

간첩 누명은 억울하고 고통스러웠지만 불의한 정권에 항거했던 젊은 시절 저항운동은 지금도 후회되지 않습니다.

[인터뷰] 나도현 목사 / 1975년 유학생 간첩단 사건 피해자
"기독교인들은 항시 그 길을 가는 거기 때문에 잠시 조금 불편했고 잠시 조금 비난 받을 때 곤혹스러웠지만 그거 개의치 않은 것 같아요."

이들은 지난 해 드러난 국정원의 간첩조작사건을 언급하면서 과거 잘못된 역사는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김명수 목사 / 1975년 유학생 간첩단 사건 피해자
"어떻게 유신정권 시대에 있었던 그 때의 모든 잔재들이 40년이 지난 지금도 이렇게 계속 유지되고 지속될 수 있는가 역사라는 것은 과거가 청산되지 않으면 현재에 반복된다는 것을 (우리는 몸으로 체험한 겁니다.)"

또 주권자인 국민이 국가권력의 사유화와 국민억압을 제대로 감시해 나가길 기대했습니다.

[인터뷰] 김명수 목사 / 1975년 유학생 간첩단 사건 피해자
"민중시민혁명이 제대로 주권자 국민의 삶과 미래와 희망을 담고 그것을 이뤄나가는 혁명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현재 유학생 간첩단 사건에 대한 피해자들의 재심청구가 이어지는 등 40년 전 조작된 역사가 하나씩 바로잡혀가고 있습니다. CBS 뉴스 천수연입니다.

[영상 최현 편집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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