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15초 분량의 모바일 동영상 광고를 보는데 8MB가 소모된다. 그러나 스마트폰 이용자 대부분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모바일 동영상 광고 무료인줄 알았는데…소비자 65%25, 데이터 소모 몰라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녹소연)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이 스마트폰 이용자 10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34.2%만 모바일 광고 시청시 데이터가 소모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HD(720p) 화질의 동영상 광고는 초당 약 0.9MB, 이보다 낮은 고화질(480p)은 초당 약 0.5MB를 소모한다. 15초 광고를 고화질로 보면 총 8MB의 데이터를 쓰게 된다. 초고화질급 영상에선 13.5MB가 사용된다. 건너뛰기(스킵) 버튼을 이용해 광고 일부만 본다고 해도 5초 기준 2~3MB의 데이터가 소모된다.
이같은 문제는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오세정 의원(국민의당)은 "스마트폰 이용자 1인당 월평균 120여편을 이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한달 평균 광고 트래픽에 해당하는 1GB 요금을 추가로 물어야 해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또 이를 금액으로 계산하면 1인당 연간 9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용자 의사에 상관없이 강제된 모바일 광고시청에 상당한 요금을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저렴한 데이터 요금제를 이용할수록, 데이터 이용료 부담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만 원대 데이터 요금제의 경우, 1MB 단가가 99.67원, 5만 원대 데이터 요금제를 쓰면 7.66원으로, 저렴할수록 할당된 데이터 대부분을 모바일 광고 시청에 버리는 셈이 된다.
◇ 데이터 이용료는 누가? "광고수익 주체가 내야"…포털 "콘텐츠 무료 이용 대가"
이는 이용자들이 광고 시청 자체로 이미 동영상 제공에 대한 비용을 지불한 것이라 여기는 것이다.
오 의원은 "15초 이상의 긴 광고시청을 강제하지 않도록 방통위가 제도개선을 준비하고 있지만 광고에 대한 데이터 이용료를 포털이 낼지, 광고주가 낼지 문제가 복잡한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녹소연은 "데이터 사용이 과거 '정액제' 기반에서 '종량제' 중심이 된 만큼, 새로운 환경에 맞는 인식이 필요하다"면서 "이용자들이 광고 시청만으로도 데이터가 상당히 소모될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도록 정책이 마련돼야한다"고 주장했다.
광고 시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조사에 따르면 60.6%의 응답자가 가장 적절한 광고 시간으로 '5초 광고'를 뽑은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10초광고 24.6%, 15초 광고 8.7%, 20초 광고 2.9%, 광고 없음 2.1%, 3초 이하 1% 순으로 조사됐다.
이는 대다수 이용자들이 무료 동영상을 보기 위해 적절한 분량의 광고는 몰 수 있지만, 5초를 초과하는 광고에 대해선 거부감이 증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광고 시청에 쓴 데이터 비용에 대해서는, 광고에 쓴 데이터를 모두 돌려줘야 한다는 응답이 38.2%, 광고시간을 누적해 현금·마일리지를 제공해야 한다는 응답이 35.2%, 데이터 일부를 제공해야 한다는 26.6%로 나타났다.
녹소연은 "소비자들은 광고를 보는 것 자체로 이미 동영상 제공에 대한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생각하며, 데이터비용까지 지불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본다"며 "15초 이상의 긴 광고 시청을 강제하는 제도는 개선하고, 데이터 사용량을 소비자에게 보상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포털업계는 광고로 소비되는 데이터 사용료는 무료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댓가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광고를 시청하는 대신 보고 싶은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무료로 제공하기 위해서 광고 모델을 적용하는 것은 앞서 해외 서비스 사업자들이 널리 이용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네이버는 지난 10월 2분 30초 미만 동영상에는 15초 광고를 넣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동영상은 네이버가 광고 영업권을 가진 콘텐츠에만 한정되면서 실제 소비자들은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