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대표는 이날 비상시국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정치를 국민이 아니라 봉건시대 주군에 대한 충성 문제로 접근하는 가짜 보수에게 보수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탈당파인 김 전 대표로선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한 뒤 여전히 대통령 비호에 집중하고 있는 친박계 지도부의 건재를 탈당 사유로 밝힌 셈이다.
그는 "죄의식이 없고 책임지려 하지 않는 이들에게 뼈를 깎는 개혁을 기대하기 어렵다. 광야에서 풍찬 노숙을 각오해야 국민의 믿음을 되찾을 수 있다"고도 했다.
'보수의 재집권'을 탈당 후 창당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는 "대한민국 현대사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한미동맹과 시장경제의 가치를 지키면서 헌법 가치를 생명처럼 여기며 잘못할 때 책임지고 개혁하는 진짜 보수 정치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근대화 및 산업화, 한미동맹, 시장경제 등의 가치를 '보수신당' 명분으로 내세운 셈이다.
탈당의 시점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김 전 대표는 "동지들과 함께 (탈당을) 발표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을 같이 하고 있고, 조금 더 신중하게 상의하고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며 탈당 시점을 고민 중임을 알렸다. 이르면 다음 주 탈당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의 난제는 탈당세력을 모아야 한다는 점이다. 측근인 황영철 의원은 "당을 나가게 되면 원내교섭단체를 꾸릴 수 있다"고 말했다. 20명 이상의 의원이 탈당 의사가 있다는 얘기다.
유 의원은 비상시국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나중에 김 전 대표의 말씀이 있을 건데, 탈당 이야기는 지금 꺼낼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지금은 당내에 남아 당 개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탈당 반대' 의사를 재확인했다.
이날 회의에서 의견이 갈렸음에도 김 전 대표가 탈당 의사 발표를 강행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