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백기승 현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은 지난 2009년 9월 육영재단 임시이사로 위촉됐다. 이때는 박지만 회장의 비서실장 출신인 정용희 씨와 박 대통령의 5촌 조카인 박용철 씨(사망)가 주축이 돼 육영재단을 폭력으로 차지한 후 2년 정도 지난 후다.
◇ 대선캠프→육영재단 이사→靑비서관→인터넷진흥원장
백 원장은 대법원 판결이 나온 후 2기 임시 이사진이 구성될 때 합류했다. 문제는 백 원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깊은 인연을 맺었다는 점이다.
백 원장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공보기획단장으로 일했다. 이후 박근혜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대통령 국민소통비서관과 뉴미디어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이 때문에 전문성 없는 인사가 청와대를 배경으로 낙하산으로 내려왔다는 ‘청피아’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육영재단 이사 자리를 제안한 사람을 묻는 질문에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폭력 사태 과정에도 박 대통령이 연관됐다는 추정이 가능한 인물과 증언들도 심상치 않게 등장한다.
◇ 한센인 투입 후 임두성 국회 입성…"박 대통령이 밀었다"
임 전 의원은 CBS노컷뉴스 기자와 만나 "당시 친박(박근혜) 살생부가 나돌던 때인데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공천을 받을 수 있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 초기 실세였던 정두언 전 의원은 "임 전 의원은 우리쪽 사람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 쪽에서 밀어 넣은 것"이라며 "당시 비주류도 배려하며 공천을 했다”고 말했다.
폭력사태 배경으로 박지만 회장 뿐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지목한 증언도 있다. 이런 발언은 폭력사태에 개입한 박 회장 측 사람인 유모 씨에게서 나왔다.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유 씨의 녹취록을 보면 "… 여기는 덩치가 크잖아. 진짜 다윗과 골리앗이지. 저쪽은 막말로 뒷배경이 있잖아. … 박근혜란 어마어마한 사람이 있는데, 여기 박근령 이사장은 힘이 없어, 전혀 없어. 형제일 뿐이지"라는 대목이 나온다.
더군다나 유 씨는 박 대통령 집 조경일을 제안받고 자택을 방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박근령 씨 남편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에게 "너(신 총재) 정용희가 박근혜 삼성동, 박근혜 집 나한테 뭐야 저기, 조경하라고 한 거 알아, 2천만 원에"라며 "가서 보니까 무슨 2천만 원이야, 그냥 슬쩍슬쩍하고 2천만 원 받아먹어도 되겠더라고"라고 했다. 그는 제안을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이 때문인지 서울시경찰청과 광진경찰서 뿐아니라 서울중앙지검까지 오가며 경찰 인력 투입을 요구했지만, 경찰이 일부 인력을 투입할 뿐 소극적이었다는 게 신 총재의 주장이다.
실제로 당시 화면을 녹화한 영상을 보면, 양측이 대치한 육영재단 내부에서 경찰은 "우린 밖에 있을게요. 어떻게 피아가 구별이 안 돼요"라며 적극적인 개입을 꺼렸다.
폭력 사태를 주도한 정 씨와 박 씨 등 6명은 공동 감금, 공동 상해 등의 혐의로 유죄를 선고 받았다.
국정농단의 주역인 최순실 씨가 박 대통령과 40년 인연을 맺은만큼 결국 폭력사태에도 최 씨 일당의 힘이 은밀하게 작동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