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계자는 27일 "대통령이 오랜만에 수석비서관회의나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에서 신상에 대한 언급을 할 것이란 관측이 있는 줄 안다. 이게 큰 흐름은 맞는 것같다"며 "다만 대국민 메시지가 나오는 시기가 언제일지 등 구체 사항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이번주 공식 회의를 주재하는 경우 지난달 20일 수석비서관회의로부터 한달여만이 된다. 대국민 메시지가 제시된다면 이는 지난 4일 대국민 담화 이후 20여일만이다.
청와대가 이같은 검토를 하는 데에는 박 대통령을 둘러싼 엄혹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야 민심은 시간이 지날수록 폭발하고 있는데다, 이에 맞춰 검찰과 국회도 고강도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박 대통령 본인이 나서서 '방어자'로서의 호소, 국정안정 당부 등을 내놓을 시점이 이번주라는 판단일 수 있다.
검찰은 박 대통령에게 대면조사 '데드라인' 29일을 통첩한 상태다. 검찰은 차은택을 기소하면서 박 대통령이 차씨에 대한 특혜를 지시했다는 사실을 적시하는 등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 수사가 최순실에 대한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확대된 만큼, 검찰이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수사 카드를 뽑을 우려마저 있다.
특검 수사가 공식화하는 시기도 이번주다. 국회는 늦어도 29일 박 대통령에게 두명의 특별검사 후보자를 추천한다. 박 대통령은 자신을 향할 두 개의 칼날 중 하나를, 추천서 인수 3일 이내에 고르는 부담을 안게 된다. 후보자의 '중립성'을 빌미로 특검 구성을 지연시킬지, 최대한 빨리 임명해 검찰 수사를 단축시킬지도 선택해야 한다.
이르면 30일에는 박 대통령의 탄핵안이 공식 발의될 예정이다. 국회는 야당을 중심으로 박 대통령의 탄핵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르면 이번주 금요일(12월 2일) 국회 본회의 처리가 거론되고 있어, 탄핵 가결로 인한 '권한 정지' 전 대통령으로서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으려면 그 이전에 해야 한다.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개시도 30일로 예고돼 있다. 최순실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핵심 관계자들이 줄줄이 증인 채택돼 있다. 아울러 새누리당은 새누리당대로 28일 당 윤리위 전체회의를 열고 박 대통령 징계 절차에 돌입한다.
한편 박 대통령이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더라도 국면 전환에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지금까지 두 번의 대국민 메시지가 거짓말로 평가되고 있어 3차 메시지의 진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청와대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지난달 대국민 사과)에도 최순실의 국정농단이 지속된 사실이 수사로 확인됐고,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달초 대국민 담화)라던 박 대통령의 약속은 뒤집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