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비주류 투톱인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탈당 문제에서 의견 합치를 보지 못한 상황이라 추가적인 탈당 움직임은 나오지 않고 있다.
분당으로 가는 분수령이 탈당파의 독자 세력화 기준인 원내교섭단체(20석) 구성 여부에 달렸다는 점에서 연쇄 탈당 없인 당을 쪼개기가 어렵다.
이런가운데, 주류와 비주류를 상징하는 김무성 전 대표와 최경환 의원이 최근 연쇄 회동을 갖고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 문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중진 의원 6명이 모여서 하는 회의에서 또 다른 방안, 비대위 구성에 대한 얘기가 거론되기 시작했다"며 "당 쇄신‧수습‧개혁‧재창당에 가까운 변화, 이 모든 것을 위한 의견들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그 내용들이 합당하다면 최고위원회의에 부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각 계파의 중진인 원유철‧정우택‧홍문종(친박), 김재경‧나경원‧주호영(비박) 의원 간 회동을 지목한 발언이다. 이들뿐 아니라 이날 모인 초선 의원들도 이 대표의 조건 없는 퇴진과 비대위 구성에 의견일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초재선 의원들은 23일 연석회의를 갖고 비대위 구성 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계파를 막론해 조기 전대 대신 비대위 구성 쪽으로 의견이 수렴되면서 계파 갈등이 임시적으로나마 봉합되고 있다.
실제 중진들은 이 대표와의 교감 속에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 핵심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 측이 조속한 비대위 전환을 얘기하면 이 대표도 호응하기로 얘기가 됐다"고 밝혔다. 중진 회동에 참석했던 다른 의원도 "이 대표가 굳이 전대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비대위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탈당의 명분도 희석되는 분위기다. 한 비박 의원은 "남 지사와 김 의원이 개혁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당을 나간 측면도 있지만, 두 인물의 지역 기반이 수도권인 점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 전 대표가 추가 탈당 기류를 타진 중인 반면, 유 의원이 당 잔류 입장으로 엇갈리고 있는 점도 '탈당 도미노' 가능성을 낮게 하는 요인이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1주기 행사 직후 탈당 의사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얘기하지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때 23일 탈당 선언이 있을 수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측근은 "기자회견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유 의원은 "당에 남아서 당 개혁에 최선 다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아예 탈당과 선을 그었다. 탈당하지 않고 친박계와 손을 잡을 수 있다는 당 일각의 관측에 대해선 "좋게 말하면 오해, 나쁘게 말 하면 음해"라며 "소위 친박과 만나거나 통화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비대위원장 자리를 놓고 친박계와 비박계가 총의를 모으기 어렵고, 향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의 국회 처리가 진행될 경우 각 계파의 확연한 의견 차이가 부각되면서 분당 위기가 다시 찾아올 수 있다.
이와관련해, 주류와 비주류의 좌장 격인 최경환 의원과 김무성 전 대표가 최근 잇따라 만나 당 수습 방안을 놓고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와 최 의원은 정진석 원내대표가 동석한 가운데 최근 두 세 차례 만나 조기 전당대회 실시와 비대위 체제 전환 등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들은 비대위 체제로 가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지만 뚜렷한 결론은 아직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