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신문 발행위원회는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4차 범국민행동'이 열리는 19일 오후 4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광장신문 호외판을 첫 공개했다.
광장신문 발행위원회는 광장신문 제작 1차 제안자로, 김소연·김해원·나영·노순택·명숙·송경동·박경석·박점규·안영춘·이도흠·이동연·이종란·조영선·쥬리·정원옥·홍세화·후지이다케시 등 17명으로 구성돼 있다.
또, 손아람 작가, 김민하 미디어스 기자, 안수찬 한겨레21 편집장, 장흥배 노동당 정책실장, 박권일 칼럼니스트 등이 원고로 참여했다. 문화예술·언론·노동·학계 등 다양한 분야의 주체들이 모여, 시민들의 '바람'을 바탕으로 한 가상신문을 만든 것이다.
4면으로 구성된 광장신문 호외판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뭐니뭐니해도 1면이다. "혼자 내린 첫 결정이자 마지막 결정"이라는 제목과 함께, 고개를 숙이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JBTC 뉴스 특보 화면이 시선을 붙잡는다.
손아람 작가는 '국민 저항에 끝내 무릎…시민사회 95% 위원회 구성 박차' 기사 첫머리에 "대통령의 시간이 끝났다. 시민이 이겼다. 민주주의가 이겼다"고 썼다.
기사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직 사임 △내각 총사퇴 △시민정부위원회를 통한 정권 이양 △대통령 면책 특권 포기 △피의자 신분 특검 수사 입장을 밝혔다며, 광화문에 모인 100만 명의 시민들이 박 대통령의 발표를 생중계로 지켜봤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손 작가는 "행정부와 내가 구성을 포함한 통치권 전체를 정당제도 바깥의 시민사회가 이양받은 것은 민주주의의 역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로써 대한민국 사회는 전인미답인 직접민주주의의 영토에 첫발을 내디뎠다"고 썼다.
김민하 기자는 박근혜 정부에 부역해 온 인물들을 소개하는 '길라임과 17인의 부역자들' 기사를 썼다. 17인의 부역자로 꼽힌 인물은 다음과 같다. 최순실, 정윤회, 우병우, 김기춘, 정호성, 이재만, 안봉근, 김영한, 정몽구, 최경환, 이재용, 이정현, 김태흠, 서청원, 홍문종, 조원진, 김진태. 참고로 길라임은 박 대통령이 차움병원을 이용하면서 썼던 가명이다.
이밖에도 광장신문에는 직접민주주의로서의 정치적 실험을 준비해 온 '95% 위원회' 활동을 다룬 '새로운 나라 밑그림부터 주요 과제 만들기 착수, 새로운 나라와 새로운 시민상을 상상한 '5시 퇴근법에 페미니스트 된 김씨' 등의 기사가 실렸다.
마지막 면인 4면에는 '저잣거리 아녀자가 존중받는 사회', '청소년의 자유가 민주주의의 새 출발점', '시혜와 동정의 턱 넘어 휠체어는 질주하고 싶다', '21세기 홍길동, 신분제 없어졌으면', '걱정 없이 농사짓고 안전하게 먹을 수 있었으면', '차별의 구조도 알아챌 수 있게 되기를' 등 시민들이 살고 싶은 나라의 다양한 모습이 담겼다.
다음은 광장신문에 실린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 성명 전문. 물론 가상으로 쓰여진 것이다.
하야 성명 전문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이 자리에서 헌정 질서에 따른 대통령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하기로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최순실씨가 쓴 연설문으로 여러분을 기만하였듯이, 또 다른 이가 쓴 사과문으로 여러분을 다시 한 번 기만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대신 제 마음을 처음으로 고백하고자 합니다. 이것은 누군가와 상의하지 않고 소신에 따라 내린 저의 첫 번째 결정이자,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내리는 저의 마지막 결정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제야 저는 대통령다운 모습으로 여러분 앞에 서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국정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기로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겠습니다. 저의 최선이 이 나라의 최선이 아니라는 국민 여러분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저는 이 시간부로 대한민국 대통령직에서 사임하고, 평범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마땅한 의무를 다할 것입니다. ① 국무위원 및 내각 책임자 전원 역시 완전히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② 시민정부위원회 및 국회와의 합의 아래 통치권이 순조롭게 이양되도록 돕겠습니다. ③ 대통령 면책 특권을 포기하고, 피의자 신분으로서 특검의 수사에 성실하게 응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