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와 가디언 등 주요 매체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 15일(현지시간) FCC에 제출한 신청서 목적에 "더 넓은 지역에 초고속 광대역 인터넷을 공급하기 위해 개발된 시스템으로 전 세계에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첫 위성을 언제부터 쏘아올릴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을 종합하면, 미국 전역을 커버할 수 있는 위성 800개를 먼저 발사한 뒤 5~7년에 걸쳐 나머지 3천여 개의 위성을 순차적으로 발사한다. 위성은 자동차와 비슷한 크기로 무게는 약 386kg다. 1200㎞ 저궤도 상공에서 1Gbps 급 초고속 인터넷 신호를 지상으로 쏘는 이 위성이 커버하는 지역은 1150~1325km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위성들의 위치는 관측위성 및 이동통신 위성이 많은 저궤도부분(500~1500㎞)과 항행 위성이 밀집한 중궤도(1500~20000㎞), 통신 위성이 차지하고 있는 정지궤도(36800㎞) 지역으로 나뉜다.
2015년 1월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총 100억달러(약 11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으로 이번 신청서에는 구체적인 기술 내용이나 자금 규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당시 머스크 CEO는 기존 통신 위성의 절반 이하 크기로 제작한 위성 700개를 발사해 낙후지역까지 커버할 수 있는 위성 인터넷 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구 궤도에 있는 위성은 4256개로 이 중 1419개만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다. 1957년 10월 소련이 세계 최초로 발사한 위성 스푸트니크 이후 거의 60년 동안 발사된 위성을 단 10년 안에 쏘아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스페이스 익스플로레이션 테크놀로지'라는 업체가 현재까지 10억달러를 투자했고,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과 세계적인 금융회사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가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구글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지난 2월 페이스북 창업 12주년 기념행사에서 "우린 모든 이들이 페이스북으로 연결하길 원한다"며 "이를 위해 전 세계 모든 정부와 다양한 회사들과 제휴를 맺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구글은 2014년 인공위성과 무인 드론 '타이탄' 을 통한 인터넷 공급 프로젝트 를 추진하면서 "인터넷의 연결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킨다. 하지만 여전히 전 세계 인구의 2/3는 인터넷에 자유롭게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당위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전 세계를 단일망으로 묶는 초고속 인터넷 네트워크를 무료나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한다는 프로젝트는 일면 희망적이지만, 이 네트워크에 접속한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누가 가질 것인지와 의존성에 따른 부정적 문제가 뒤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은 물론, 미래 커넥티드카,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망, 모든 스마트 기기가 한 네트워크를 통해 서비스가 이루어질때 가지는 폭발력과 막대한 수익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이들 기업들이 일찌감치 주목한 것이다.
다만 약 350만 개 이상의 크고 작은 우주쓰레기가 지구 궤도를 떠돌고 있고, 인공위성 궤도도 포화상태로 치닫고 있다. 지구 주변에는 궤도가 무한히 존재하지만 인공위성이 태양과 일정한 각을 이루는 '태양동위상 궤도'는 태양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궤도여서 인공위성의 자리다툼이 치열한 상태다. 정지궤도 위성도 마찬가지다.
3천여개의 인공위성이 수명을 다해 떠돌고 있는데다 초속 8㎞로 날아다니는 우주 쓰레기를 피해 4천 개의 인공위성을 10년 내에 새로 쏘아올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