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우리나라 역시 제재 일변도의 강경책에서 벗어나 대북정책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바마 정권에서 북미 대화는 4년 반 가까이 단절된 상태였다.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선조치를 하지 않으면 직접 대화는 없다고 선언했고, 북한도 비핵화 전제 협상에는 임할 수 없다는 자세를 취하면서 대립 구도가 됐다. 우리나라 역시 줄곧 제재와 압박 일변도였다.
하지만 트럼프 차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오바마 정부와의 차별성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일단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북미 관계에 큰 변화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북미 민간차원 대화는 본격적인 대화를 위한 '탐색전'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기간동안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시사해 왔고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과는 거리를 두고 있어, 민간 차원일지라도 어떤 수준의 대화가 오고 가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트럼프 행정부 인선이 되지 않았지만)미국에서 나오는 사람 중 공화당 인사(트럼프 측)가 포함돼 있다면, 충분히 얘기할 기회는 될 것"이라면서 "아니면 미국에서 나온 전문가가 트럼프 인수위에 전달할 수도 있다"며 발전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한 외교안보 관계자는 "아무리 민간 차원의 대화라지만, 서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 최소한 북한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전달하는 데는 충분할 것"이라면서 "향후 정책에 따라 북미 관계가 예전과 같은 패턴으로 지속되리라 장담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북미 대화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사항은 아니다"란 입장이다. 통일부도 "현재 언론에 나온 바로는 접촉하려는 이들이 트럼프 쪽과 연관성이 그렇게 많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과 트럼프 정부 간 본격적인 대화가 시작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양무진 북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는 오로지 현 단계는 압박과 제재 뿐이란 경직성을 갖고 있지만 미국은 압박과 제재를 하더라도, 당국이 아닌 인도적 차원이나 민간차원 접촉은 허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민간대화가 북미 대화의 분위기 조성의 계기가 될 수 있는만큼, 북한을 둘러싼 국제정세에서 우리나라가 '이방인'이 되지 않도록 (기존 입장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고 교수 역시 "북미 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제재·압박일변도인 우리나라와 미국 차기 행정부 사이에 대북정책에 있어 갈등이 생길 수 있다"면서 "미국 새 정부는 현재 지금까지의 북핵 정책등에 대해 리뷰를 새로 할 것이고 인수위에서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검토될 수 있는만큼, 다양한 부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