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대행만은 막자"…野 교집합은 황 총리 OUT

정권 '시작과 끝' 함께한 인물…'정윤회 문건' 특검하면 잠재적 수사대상

지난 12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민중총궐기에 참가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외치던 모습이다. (사진=이한형 기자)
거국중립내각으로 시작되던 최순실 게이트 수습방안이 100만 촛불 민심으로 이제는 질서있는 퇴진, 탄핵 등으로 정리되고 있다.

백가쟁명식 토론 와중에도 야권이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대행을 맡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새 총리 추천이 아무리 민감하고 이 과정에서 여야 정치권이 다시 이해관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황교안 대통령 대행'보다는 낫다는 여론이 무르익고 있다.

황교안 국무총리.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황교안 총리는 박근혜 정부의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하고 있는 이 정권의 핵심 인물이다. 2013년 2월 박 정부의 초대 법무부장관으로 발탁돼 무려 2년 3개월을 장관직에 있었다. 이후 곧바로 총리직에 올랐으며, 김병준 새총리 카드가 무산되면서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4년 말 법무부장관 재직 시절에는 '정윤회 문건 유출사건'에서 우병우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함께 국정농단에 대한 사건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당시 검찰이 비선실세의 국정개입설을 '찌라시'로 치부하고, 문건 유출자들만 처벌한 채 서둘러 사건을 봉합한지 2년의 시간이 흐른 뒤 대한민국을 삼키는 거대한 게이트로 비화됐다. 이 역사적, 사법적 과오는 당시 검찰 지휘권을 갖고 있던 법무부장관에게 가장 먼저 해당된다.


야당은 여야가 합의한 최순실 특검을 통해 정윤회 문건 수사 때 검찰의 부실·은폐 의혹도 되짚어보겠다고 벼르고 있다. 따라서 황 총리도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박근혜 정권의 핵심이자 잠재적 수사대상인 황 총리를 대통령 대행으로 앉힐 수 없기 때문에 하야건, 탄핵이건, 질서있는 퇴진이건 황 총리는 내려야 한다는 주장도 야권에서 더욱 힘을 얻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를 가장 적극 주장하고 있는 것은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다.

박 위원장은 "황교안 총리의 대통령 대행은 박근혜 정권의 연속"이라고 규정하며, 여야가 황 총리 교체부터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지난 14일 비대위-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우리는 먼저 대통령 탈당을 요구했고, 이를 기초로 3당 대표와의 영수회담을 통해 중립적인, 능력있는 총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하야하거나 탄핵을 당하면 이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면서 모든 국정을 이끌고 개헌이나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한다"며 "이런 조건이 선행되지 않고 황 총리가 재임하면 이것은 중립내각이 아니라 박근혜 정권의 연속"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15일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에서 황 총리의 권한대행을 우려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사태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그는 "박 대통령이 먼저 퇴진하면 헌법에 따라 황교안 총리가 권한대행을 하고, 60일 안에 대선을 치러야 하는 등 많은 혼란이 초래된다"며 "국회가 추천하는 총리를 세워 과도내각을 먼저 출범시킨 뒤 박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장 강경한 입장에 서 있는 정의당도 박 대통령이 당장 하야를 하는 것보다, 하야 선언을 한 뒤 질서있게 새 총리로 과도내각을 꾸려 조기대선을 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어찌됐건 '황교안 권한대행은 막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야3당 대표는 이르면 16일 모여 정국 수습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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